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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태 가슴아파…자산 잔고 매칭시스템 구축”
뉴스종합| 2020-08-07 11:08

‘희대의 금융 사기극’으로 치닫고 있는 옵티머스펀드를 비롯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최소 5조원 규모의 사모펀드 부실을 둘러싼 업계의 책임 공방 과정에서 펀드 기준가 산정 역할을 하는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으로까지 불똥이 튀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한 것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무겁게 입을 뗐다.

그는 “조속한 원인 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찰 수사 및 금감원 검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향후 결과가 나오면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본시장 핵심 인프라 기관으로서 사모펀드 시장의 투명성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사장은 “이번 사태는 비상장 증권, 부동산 등 비시장성 자산 투자에 대한 시장참가자 간 상호견제·감시 공백이 주요 원인”이라며 “규제·감독 강화 중심으로 제도를 개선하면 모험자본으로서 사모펀드의 순기능을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서 시장참가자 간 상호견제·감시가 이뤄질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고심 끝에 꺼낸 카드는 공모펀드 중앙 전산망인 ‘펀드넷’이다. 예탁결제원이 2004년 구축한 펀드넷은 펀드 설정·환매, 결제, 운용지시, 감독지원 등 전 업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시장참가자들이 펀드자산 정보를 상호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공모펀드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탁결제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사모펀드를 위한 펀드자산 잔고대사 지원시스템을 개발해 자산운용사, 사무관리회사가 수탁회사에서 전송한 펀드 투자자산내역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우선 펀드자산 잔고대사 매칭 시스템을 구축해 참가자 쌍방이 전송한 펀드 투자자산 내역을 비교·검증함으로써 안정적인 잔고대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모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비시장성 자산에 대해 표준화된 코드를 부여하는 방안과 해당 거래내역에 대한 상시감시 지원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비시장성 자산 거래내역을 펀드넷을 통해 감독당국에 보고하는 상시감시 지원 서비스를 구축해 감독당국이 이상 거래를 신속하게 탐지할 수 있도록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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