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본입찰 앞둔 효성캐피탈…매각가에 관심 쏠려
뉴스종합| 2020-08-14 11:11

효성그룹 금융계열사 효성캐피탈 매각전이 매도자와 원매자 측 가격 눈높이 차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예비입찰에 나서 적격 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국내외 투자자 4~5곳이 매각주관사 BDA파트너스와 개별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딜 완료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은 이달 말 본입찰을 앞두고 본격적인 실사 과정에 돌입했다. 이달 중 경영진 프레젠테이션이 예정돼 있으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이르면 10월께 딜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숏리스트에 오른 원매자로는 뱅커스트릿-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WWG자산운용, 새마을금고-에스티리더스PE 컨소시엄 등이 거론된다. 앞선 예비입찰에서 10여곳 이상의 원매자들이 몰리며 신속한 딜 성사가 예상됐지만 가격 차이가 걸림돌로 떠오른 상황이다.

효성 측은 당초 지난해 매각 공식화 후 매각 희망가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4000억원 이상으로 잡았지만, 최근 PBR 1.2배 수준인 5000억원 가량으로 상향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효성캐피탈의 순자산(자본) 규모는 3952억원이다.

반면 최근 캐피탈사 인수합병 사례에서 PBR 1배 이상 가격을 받았던 선례가 없는 만큼 밸류에이션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된 아주캐피탈은 PBR 0.71배, 2019년 베어링PEA에 인수된 애큐온캐피탈은 PBR 0.9배 선에서 매각이 이뤄졌다.

실제로 다수의 효성캐피탈 원매자들은 PBR 1배 수준에서 매각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근 한 FI(재무적투자자)는 눈높이 차이에 인수 의사 철회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이례적인 매각 협상 진행 방식도 화제다. 주관사인 BDA파트너스가 일괄적으로 입찰과 숏리스트 발표 등을 진행하는 통상적인 방식과 달리, 원매자들과 개별협상으로 매각을 이끌어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관사 측이 원매자와 개별 협상을 통해 가격 협상력을 우위에 두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주관사에서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 입찰방식)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어떤 전략인지 의미를 잘 해석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딜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올 연말까지 효성캐피탈 매각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이외에도 지주사인 주식회사 효성의 100% 손자회사인 그랜드제오차·그린파워제오차·베스트레드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들도 올해 내 정리 대상이다. 효성 측은 “효성캐피탈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방법으로 지분관계 해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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