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해리스의 남편 엠호프, 美 역사상 첫 ‘세컨드 젠틀맨’ 탄생할까
뉴스종합| 2020-08-20 10:20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왼쪽)과 그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지명되면서, 미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의 탄생과 더불어 첫 ‘세컨드 젠틀맨’의 등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해리스 상원의원의 남편이자 변호사인 더글러스 엠호프(55)다.

지난 2014년 해리스 상원의원과 결혼한 엠호프 변호사는 12일 바이든 전 부통령의 합동 연설 장소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백인이면서 유대인인 그는 흑인이면서 인도인인 해리스와 함게 미국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커플로 평가받는다.

합동연설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엠호프 변호사를 향해 “당신은 미국의 첫 세컨드 젠틀맨이라는 역을 맡게 됨으로써 장벽을 깨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엠호프 변호사는 전면에 나서는 대신 뒤에서 정치인인 자신의 아내를 묵묵히 지원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CNN은 엠호프 변호사가 해리스 의원이 대선 경선 레이스를 펼치는 중에서도 무대나 관중석 구석에서 카멀라 티셔츠를 입고 아내의 연설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해리스 의원의 ‘흑인 정체성’에 대한 인종차별주의적 거짓말을 리트윗했을 때 엄호에 나선 것도 그다.

앞서 지난 1984년 제럴딘 페라로, 2008년 세라 페일린이 대통령 러닝메이트로 낙점되면서 미국 역사상 두 번의 세컨드 젠틀맨의 등장 기회가 있었으나 모두 좌절됐다. 오히려 부유한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페럴딘 페라로의 남편은 복잡한 재정 상황과 세금 신고서 공개를 꺼리면서 오히려 선거전의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역사상 유례없는 세컨드 젠틀맨의 등장과 역할론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고위층의 남편들이 가장으로서의 독립성과 배우자의 든든한 지지자로서의 모습을 함께 보여줘야 하는 어려운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리 폴로니 스타딩거 노던애리조나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국민들은 여성 정치인들의 가정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데, 이는 남성 정치인들에게는 볼 수 없는 것”이라면서 “육아를 비롯해 일과 삶의 균형, 그리고 결혼생활에 있어 부부 간의 균형에 대한 문제가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 정치인의 배우자는 그가 전적인 지지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동시에 배우자와 비교했을 때 너무 무력해보여서도 안된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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