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헤럴드포럼] 블록체인의 3가지 오해와 진실
뉴스종합| 2020-08-20 11:31

블록체인은 신뢰하는 제3의 중개자없이 서로 모르는 개인들이 모인 네트워크에서 개인과 개인 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단순히 가상화폐를 송금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동으로 수행되는 스마트 콘트랙트를 활용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거래하기 위한 신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1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오해가 있다.

블록체인 관련 오해 중 첫 번째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동일시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투자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가상화폐에 대한 질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한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만드는 수많은 응용 애플리케이션 중의 하나고,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다. 비트코인은 관리주체가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달리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고, 모두가 관리자가 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구현됐다. 그러나 최근 가상화폐는 채굴방식이 아닌 지분방식을 채택하므로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 법정화폐를 사용할 수도 있다. 오히려 가상화폐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규제와의 충돌로 인해 블록체인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자동화를 통해 기존 업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오해다. 원래 수기로 관리하던 업무는 블록체인기술 적용없이 시스템 구축을 통한 전산자동화로 가능하다. 예를 들어 수기로 관리하던 농산물 품질보증제도를 이력관리 시스템을 구축을 통해 수기관리를 전산관리함으로써 검증 소요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블록체인기술을 포함한 시스템 구축을 고려할 경우 전산화를 통한 효과와 블록체인 기술 효과를 사전에 명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보안이 강화된다는 속설이다. 블록체인은 문서의 위변조를 방지해 신뢰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기존 시스템이 중앙에만 데이터 원장을 저장하는 것과 달리, 블록체인은 참여자 모두 원장을 저장한다. 커뮤니티 내의 일부 악의적인 노드(비잔틴노드)가 데이터를 조작할 경우 바로 파악될 수 있어 위·변조가 방지된다. 즉 정보 위·변조 방지를 위한 솔루션은 맞지만 넓은 의미의 보안강화와는 거리가 멀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연계된 시스템이 없으면 직거래시스템을 도입하거나, SNS상에서 제품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경우 주체에 의한 조작 의심을 방지하기 위해 신뢰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전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인프라기술이지만, 초기에 적절히 활용치 못하면,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효과에 대한 평가가 반감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성숙되기 전까지 기술의 정확한 정의를 바탕으로 이해를 높이면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목적 시스템 관련 이해관계자가 다수이고, 시스템 주도권에 대한 갈등이 있거나, 기존 각자 다른 시스템으로 인한 데이터 교환이 문제가 될 경우,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통한 데이터공유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새로운 시스템 구축의 목적이 기존의 중앙화된 서버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보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시스템이 더 효율적인지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통해 블록체인 적용을 위한 의사결정이 바람직하다.

김종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블록체인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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