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급작스런 아베 사임에 공석된 日 총리…누가 ‘포스트 아베’ 대권 잡을까?
뉴스종합| 2020-08-29 08:31
(왼쪽부터)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 [위키백과, 마이니치신문]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로 기록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병 악화로 갑자기 사퇴했다.

여당인 자민당은 즉각 총재 선거를 열어 차기 총재를 뽑아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트 아베’ 자리를 누가 차지할 지 여부를 두고 그동안 유력한 것으로 언급된 차기 주자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중성의 이시바

여론의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은 바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위키백과]

가장 최근인 지지통신의 8월 여론조사(8월 7~10일) 결과 차기 총리에 어울리는 인물에 이시바 전 간사장이 24.6%로 1위에 올랐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28.5%로 1위였다. 2위인 아베 총리(18%)와는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렸다.

전달하는 능력과 홍보력, 인지도 등 ‘발신(発信)력’이 강하다는 점이 이시바 전 간사장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취약한 당내 기반이 이시바 전 간사장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자민당 내 최대 계파(호소다파)의 수장인 아베 총리와 2위 계파(아소파)의 수장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원 총회만으로 새 총재를 뽑으면 소수 계파의 수장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선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지적에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내 기반 넓히기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그는 당내 실력자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 만나며 당내 접점을 넓히는데 주력 중이다.

레이와 아저씨 스가

최근 아베 총리가 스스로 ‘포스트 아베’로 염두에 둔 사람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라고 시사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마이니치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와중에도 스가 관방장관이 관광 활성화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강행할 수 있었던 것도 그에게 힘이 실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관광전략실행추진회의’ 의장도 맡은 스가 장관의 간판 정책은 관광이다.

슈칸분슌은 아소 부총리의 주변 인사들을 인용해 아소 부총리가 스가 장관을 소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인 내년 9월까지 ‘코로나 대응 잠정 정권’을 조건으로 스가 장관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가 장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직인 관방장관을 아베 정권 내내 역임했다는 점이다.

평일 하루 두 차례 꼬박 정례 브리핑을 하면서 대중에게 익숙해진데다, 지난해 4월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즉위했을 때 일본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처음 대중에 공개하는 임무도 맡으며 '레이와 오지상(令和おじさん·오지상은 '아저씨'란 뜻)'이란 친근한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는 점이다.

전통의 강호 기시다

아베 총리가 줄곧 후계자로 염두에 둔 인물은 바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자민당 정조회장. [위키백과]

정권 초 외무상으로 내각 경험을 쌓게하고, 이후 당내 기반을 다지라며 당 3역 중 하나인 정조회장을 맡기기도 했다.

4명의 총리를 배출한 명문 파벌 ‘고치카이(宏池会)’를 이끄는 기시다 회장은 경제를 중시해온 파벌의 성향처럼 합리적이고 무난하다는 평이 강점이다.

다만, 우유부단하고 돌파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나 존재감이 없다는 악평에도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일단 대중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항상 경쟁자들에게 큰 격차로 밀리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이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감으로 기시다 회장을 꼽은 사람은 4%에 그쳤고, 이시바 전 간사장은 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민당에선 기시다를 간판으로 내세우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다크호스

제 3의 인물들로는 고노 다로(河野太郎) 방위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환경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 [게티이미지]

아베 정권에서 외상과 방위상을 모두 지난 고노 방위상은 최근 지지율이 오르는 추세다.

특히, 고노 방위상은 ‘이단아’란 별명에 걸맞게 튀는 언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선 ‘모계 일왕’ 가능성을 언급하며 해당 의견에 부정적인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추구하기도 했다.

잘생긴 외모와 튀는 발언으로 ‘정치 아이돌’ 반열에 오른 고이즈미 전 총리의 차남 신지로 환경상은 는 차기는 아니어도 차차기엔 총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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