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아베 후임 다음달 15일께 결정…“누가 되든 엄청난 도전 직면”
뉴스종합| 2020-08-30 09:51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임 의향을 굳힌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후임 총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고노 다로 방위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전 외무상.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건강상 이유로 전격 사의를 표명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후임자는 다음달 15일께 결정될 전망이다. 일본 정가에선 선출 방식을 놓고 갈등 조짐이 포착된다. 유력 외신은 전문가 의견을 인용, 아베 총리 후임은 껄끄러웠던 한일 관계 개선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3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은 신임 총재 선거 일정을 내달 15일을 축으로 검토 중이다. 자민당이 국회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어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임명될 전망이다. 총재 후보군으론 우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이 꼽힌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총무상도 거론된다.

유력 후보는 이시바·스가·기시다· 고노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총재 선거 방식에 따라 후보간 유불리가 엇갈려 당내 갈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베 총리가 지난 28일 사의를 표명한 뒤 자민당은 후임자 선정 방식을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에게 일임했다.

자민당 집행부는 양원 총회 방식으로 총재를 뽑는다는 방침을 세운 걸로 알려졌다. 중·참의원 양원 총회에서 국회의원과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의 각 지부 연합회 대표가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긴급할 때 예외적으로 쓸 수 있는 형태다. 국회의원 표 394표와 각 도도부현 대표가 3표씩 행사하는 141표를 더 해 535표로 총재를 정하게 된다. 통상적인 당원투표 방식(소속 국회의원과 당원에게 같은 수의 표를 부여하고 득표수를 합산해 총재 선출)대비 국회의원 지지기반이 취약하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과거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맞대결을 벌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고, 당내에서도 당원 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민영방송 TBS에 따르면 이시바는 “당원의 권리라는 것을 행사하게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해를 얻을 수 있을까. 그것은 우리 당의 존망에 관한 문제”라며 양원 총회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고이즈미 환경상도 “다음 총재, 총리가 누구라도 나는 모든 당원에게 투표 기회가 있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며 당원 투표를 요구했다고 TV 아사히(朝日)는 전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선거 방식을 내달 1일 총회에서 결정하겠다면서도 “시간이 충분히 여유가 있다면 당연히 당원 투표를 생각해야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이제부터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당 주요 파벌은 아베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28일 오후부터 속속 긴급회의를 여는 등 차기 총재 선거를 염두에 둔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으며, 내달 1일 결정되는 선거 방식이 차기 일본 총리를 점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아베 총리 후임자의 과제를 분석한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일본의 다음 총리가 한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호주국립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치는 로런 리처드슨은 NYT에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무역전쟁 등을 둘러싼 한일 분쟁의 장기화와 관련, “동북아 지역의 동맹 약화로부터 이득을 보는 유일한 승자는 중국과 북한 뿐”이라고 말했다.

NYT는 누가 아베 총리의 후임이 되든 여러가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억제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 ▷중국의 군사력 확대 ▷연기된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 결정 ▷ 미국 대선 등을 당면 과제로 꼽았다.

후임자는 아베 총리가 8년 가까이 집권하면서 쌓은 지명도와 위상을 갖지 못한 채 이런 수많은 문제와 맞닥뜨리게 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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