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일단 질렀는데 결제 문자 보고 나니까 후회되네요... 그냥 취소했습니다.”
“A판매처보다 B판매처가 혜택 더 빵빵하네요. 전 방금 갈아탔습니다.”
11일 사전예약에 돌입한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를 사고, 결국 포기하는 고객들이 많다. 갖고는 싶은데, 질러놓고 보니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전작 갤럭시폴드의 품귀현상이 재현될까 재빠르게 결제 했지만, 24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 탓에 고민하다 취소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원래 구매처보다 더 저렴한 곳으로 ‘갈아타기’ 위해 결제를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갤럭시Z폴드2의 출고가는 239만 8000원. 전작 갤럭시폴드와 동일하다. 내외부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카메라 화소, 배터리 용량 등이 개선된 걸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춘 셈이다.
원하는 각도로 스마트폰을 접고 세울 수 있는 플렉스 모드, 여러 앱을 동시에 구동하는 멀티 액티브 윈도 등도 개선됐다. 게임·동영상 등 콘텐츠 소비와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하드웨어와 기능이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갤럭시Z폴드2의 사전예약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11번가 홈페이지 캡처] |
많은 고객들이 한번쯤 사용하고 싶은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24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여전히 ‘진입장벽’이다. 카드사 6~10% 할인 등 각종 혜택을 적용하고, 사은품으로 증정되는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중고시장에 되파는 ‘사은품 테크’를 활용해도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200만원이 넘는다.
이에 구매를 망설이거나 결제를 하고도 취소를 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판매량이나 재고가 실시간으로 확인되는 e커머스 업체에서는 수량이 ‘늘었다 줄었다’하는 모습이 많이 감지된다. 구입후 취소한 경우가 꽤 있다는 얘기다. 11일 0시를 기해 사전예약이 시작된 직후 빠르게 증가하던 구매량이, 1~2시간이 지난 새벽 시간대 조금씩 줄어드는 것.
한 구매자는 “월 할부금이 10만원씩 넘게 나간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나와 취소하려 한다”며 “나중에 중고로 구매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 판매처의 조건을 고려한 뒤 더 저렴한 곳으로 ‘갈아타는’ 고객도 많다. 쿠팡, 11번가 등 유명 e커머스 업체의 구매 조건이 사전예약 개시 직후 공개된 탓이다. 온라인 유통채널뿐 아니라 삼성 디지털프라자 오프라인 매장 여러 곳에 전화를 걸어, 각 지점의 혜택 내용을 확인한 후 구매처를 옮기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각 구매처의 혜택과 실구매가를 비교한 표를 작성해 공유하기도 한다.
갤럭시Z폴드2 [삼성전자 제공] |
전작 대비 초도 물량이 많아진 점 또한 취소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갤럭시Z폴드2의 초도 물량은 통신 3사와 자급제 물량을 합쳐 약 1만대로 추정된다. 전작 갤럭시폴드 대비 3배 가량 많아졌다. 지난 해 9월 출시된 갤럭시폴드 사전예약이 진행되자마자 이통사에서는 15분, 삼성전자 홈페이지 자급제 물량은 오전 중에 완판됐다.
적은 물량으로 사전예약 당시 품귀 현상을 빚은 것이다. 이를 우려해 사전예약 개시 직후 빠르게 결제 버튼을 눌렀던 고객들이 온라인 유통채널의 물건이 남아도는 것을 보고 취소한 후 고민에 빠졌다.
갤럭시Z폴드2는 11일 오후 4시 기준, G마켓에서만 일시 품절된 상태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와 쿠팡, 11번가, 위메이크프라이스, 인터파크 등 e커머스 업체는 물론 이통3사 홈페이지에서도 갤럭시Z폴드2 사전예약이 진행 중이다.
갤럭시Z폴드2(왼쪽), 갤럭시Z플립 5G(오른쪽) [삼성전자 제공] |
한편, 갤럭시Z폴드2는 15일까지 사전예약을 거친 후 18일 공식 출시된다. 갤럭시Z폴드2는 ▷미스틱 브론즈 ▷미스틱 블랙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내장 메모리는 256GB 단일 용량이며 디스플레이는120㎐ 주사율을 지원한다. 후면에는 각각 1200만 화소의 초광각·광각·망원 등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다. 커버 디스플레이와 메인 디스플레이에도 각 10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위아래로 여닫는 ‘클램셸’ 형태의 ‘갤럭시Z플립 5G’ 또한 11일부터 15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갤럭시Z플립 5G의 출고가는 165만원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