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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치료 간암환자 10명 중 1명 급성진행 현상 발생
뉴스종합| 2020-09-13 12:01

면역항암치료 후 발생하는 간암의 급성진행

면역항암치료 후 발생하는 간암의 급성진행.[분당차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면역항암치료를 받은 간암환자 10명 중 1명의 비율로 암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급성진행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연구재단은 분당차병원 전홍재‧김찬 교수 연구팀이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연구팀과 함께 간암 면역항암치료 후 암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급성진행 현상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10여 년 전 부터 도입되어 폐암, 간암, 신장암 등에서 사용되는 면역항암제는 환자 가운데 20~30%에서만 효과가 나타나는 낮은 반응성 이외에도 어떤 경우 암의 급성진행 현상 또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연구팀은 국내 암사망률 2위로, 세계적으로 면역항암치료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아직 암의 급성진행 현상에 대한 체계적 이해가 부족한 간암에 주목했다.

간암에서 면역항암제 사용 후 급성진행 현상이 존재하는지, 존재 한다면 어떠한 임상적 특성이 있는지, 어떤 간암 환자군에서 급성진행 가능성이 높은지를 밝힌 것이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또는 표적치료제, 그리고 치료를 받지 않은 국내 간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189명의 환자 중 24명, 약 10명 중 1명의 비율(12.6%)로 급성진행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알아냈다. 또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에서만 급성진행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급성진행 환자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 전후 암성장율과 암성장 키네틱이 모두 4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면역항암치료 시작일 로부터 사망까지의 평균기간이 59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항암치료 시작 직전 혈액검사에서 호중구/림프구의 비율(NLR)이 높을수록 치료반응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급성진행의 확률이 급증했다. NLR이 2미만인 환자의 경우 급성진행률은 0%인 반면, NLR이 6보다 클 경우에는 급성진행률은 46%에 육박했다.

호중구/림프구 비율은 혈액 내 면역반응에 중요한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와 림프구의 상대적인 비율로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혈액검사를 통해 손쉽게 확인 가능하다.

일반혈액 검사로 급성진행 현상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표지를 찾아낸 이번 연구결과가 간암 면역항암치료의 최적화를 위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연구팀은 급성진행 환자들의 혈액을 보다 정밀하게 프로파일링하고 면역항암제 치료 내성과 관련된 인자를 규명하고자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제공]
간암의 급성진행을 보여주는 간암 환자의 CT 사진.[분당차병원 제공]

전홍재 교수는 “NLR이 높은 간암 환자의 경우에는 급성진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세심한 관찰을 하면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유럽간학회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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