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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뷰]코로나19 후유증…"가장 염려되는 것은 폐 손상, 정상 회복 힘들어"
뉴스종합| 2020-09-18 09:52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만2700명을 넘으면서 완치자 수도 1만9700여명으로 2만명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는 완치가 되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정상생활로 돌아가지만 일부에서는 폐 손상 등으로 인해 오랜 시간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 완치 후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 달 초 박현 부산대 교수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5개월 정도가 지났지만 여전히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가 밝힌 증상은 브레인포그(Brain fog,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현상), 가슴과 복부 통증, 만성 피로, 두통 등이다.

실제 전 세계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연구진은 지난 7월 코로나19에 걸린 뒤 완치된 1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3%만이 감염 60일이 지난 시점에 코로나19 증상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절반은 여전히 3~4개의 증상을 앓고 있으며, 44%는 인생의 질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다른 연구에서도 완치자 중에 통증이나 탈모, 우울증, 심각한 피로 등을 겪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의료계에서는 폐 손상을 가장 염려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호흡기 바이러스다보니 폐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영석 고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완치 후 병원을 다시 찾아오는 환자는 보통 호흡곤란이나 가슴 통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라며 “검사해보면 폐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는데 폐는 한 번 손상이 되면 완전 정상으로 회복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런 후유증은 환자가 코로나19를 어느 강도로 앓았느냐가 큰 영향을 준다”며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 대부분 정상생활로 돌아가지만, 산소 치료와 같은 중증 상태까지 갔던 경우라면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브레인포그, 탈모, 우울증 등은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후유증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교수는 “중환자실에 2주간 격리되어 있다보면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일종의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처럼 우울증 같은 증상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폐가 손상된 경우라면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몸에 상처가 나면 아물면서 흉터가 남는 것처럼 폐가 손상되면 폐섬유화가 될 수 있다”며 “폐가 손상되더라도 호흡근육을 키우면 된다. 어깨와 팔꿈치 근육을 강화하고 영양 상태를 골고루 하면서 전문적인 호흡재활치료를 받으면 폐를 기존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에서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보고가 잇따르자 국내에서도 완치자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완치자 중 30여명을 대상으로 후유증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의견을 종합해보면 현재까지 코로나19는 후유증이 많은 질병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완치자들 중 큰 후유증을 호소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3000만명을 넘을 정도로 많아지면서 일부 후유증 사례도 나오는 것일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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