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청와대
文대통령 상황 심각성 제대로 인지했나? 의문
뉴스종합| 2020-09-25 11:34

연평도 실종 공무원이 북측의 총격으로 피살되고 시신까지 불태워진 만행이 벌어진 가운데 청와대와 국방부 등의 대응을 두고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서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 A(47)씨의 총격 사살 및 시신 훼손 첩보가 입수된 뒤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10시간이나 걸렸다. 국민들에게 발표한 것은 34시간이나 흐른 뒤다.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게 청와대의 해명이다.

국방부와 군도, 사태의 경중을 제대로 판단하는 데 실패해, 대통령에게 제때 정확한 보고를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 23일 새벽 1시께 청와대 내에서 관계장관들이 모여 상황을 공유하고 첩보를 확인하는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린 시각,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미리 녹화된 문 대통령의 연설과 북한의 만행 대응을 연계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으나, 일련의 보고 및 대응 과정에서 청와대와 군이 상황 판단에 실패한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의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첫 서면 보고를 받은 것은 지난 22일 오후 6시36분이다. 문 대통령에 올라간 보고는 ‘A씨가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수색에 들어갔고, 북측이 그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했다’는 첩보였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 청와대는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A씨를 사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3일 새벽 1시∼2시30분 청와대 참모진과 관계장관들이 청와대에 모여 상황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영상은 새벽 1시26분부터 16분간 이뤄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A씨 총격 사살 및 시신 훼손 첩보는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수많은 첩보상태에서 보고를 올리지 못한다”고 했다. 군도, 청와대 참모도, 외교 안보 장관들도 피격 공무원 관련 첩보를 ‘수많은 것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받은 시점은 23일 오전 8시30분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에서 원인철 합참의장과 신임 육군·공군참모총장 등으로부터 보직 신고를 받은 뒤 환담을 나눴는데, 평화만을 역설했다.

24일엔 군에 의해 사건이 공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 경기 김포의 민간 온라인 공연장에서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전략 보고회를 주재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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