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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세기의 배터리 소송-③] 3대 시나리오로 본 관전 포인트
뉴스종합| 2020-09-30 07:01
[헤경DB]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전에서 누구 손을 들어줄까.

ITC의 최종 판결은 오는 10월 26일 나온다. 당초 10월 5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등 여파로 3주 가량 미뤄졌다.

최종 판결에 따른 향후 시나리오는 3가지로 요약된다.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 확정 ▷ITC의 추가 조사 ▷조기패소 판결 수정(Remand) 지시가 그것이다.

ITC는 소송과 관련해 미국 업계가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만을 예비판결(Initial Determination)과 최종판결(Final Determination) 두 차례에 걸쳐 판정한다.

첫번째 시나리오로 예상되는 조기패소 확정은 올 초 ITC가 이번 소송의 예비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Default Judgment) 판결을 내린 것을 그대로 확정하는 것이다. LG화학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다. 앞서 ITC는 지난 2월 14일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혐의가 명백하다며 조기패소를 결정했었다.

SK이노베이션이 최종판결에서도 패소하게 되면 LG화학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및 관련 부품·소재는 모두 미국으로 수입이 금지된다. 최악의 경우엔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가동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다만 패소 이후 양사가 합의한다면 수입금지 조치는 철회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연방법원에 항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소송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두번째는 ITC 추가 조사 개시다.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결과를 인정하되, 추가 조사를 통해 금수(禁輸)조치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미국 내 기업 및 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방식은 미국 주·시정부, 협력업체 등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듣는 '공청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공급받는 미국 업체는 포드가 있다. 포드는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오는 2023년 출시 예정인 전기트럭 'F150'에 탑재할 예정이다. 포드는 이 때문에 지난 7월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더라도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을 ITC에 전달하기도 했다.

세번째는 조기 패소 판결 관련 ITC의 수정(Remand) 지시다. 소송을 제기한 LG화학 입장에서는 조기패소 판결이 뒤집힌 불리한 결과다. LG화학은 그간 ITC의 조기판결 재검토에 대해 통상적인 절차일 뿐 조기판결 결정이 뒤바뀐 사례가 없다고 강조해왔다.

ITC가 수정지시를 하게 되면 영업침해 근거가 불분명한 것으로 보고 특정 사실관계를 원점에서 재조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다시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ITC 최종 판결이 나오면 그동안 중단됐던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재개된다. 미 연방지방법원은 통상 ITC 결정을 준용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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