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차세대 전력반도체 원천기술 확보…소·부·장 해외의존 낮춘다
뉴스종합| 2020-10-06 09:44
ETRI 연구진이 개발한 2인치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ETRI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그동안 일본 등 해외에서 90%이상 수입에 의존해왔던 전력반도체의 국산화 길이 열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최초로 전력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에너지를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형태로 변환, 제어, 처리 및 공급하는 반도체다. 가전제품, 스마트폰, 자동차, 태양광 등 전기로 작동하는 제품의 효율적 전력 운용을 가능케 하는 핵심부품이다.

전력반도체 소재로는 실리콘, 탄화규소, 질화갈륨 등이 고려되는데, 기존 실리콘은 스위칭 속도 및 항복 전압 등에 있어 소재상 한계가 존재했다.

질화갈륨은 소재 특성상 고온에 잘 견디고, 스위칭 속도가 수십 MHz에 이를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별도의 에너지 저장 공간이 요구되지 않아 실리콘 대비 1/3 수준의 시스템 소형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종(異種) 반도체 기판을 사용함에 따라 결함 및 전력 손실이 발생해 고전압을 얻기 힘들어 소형 충전기와 같은 저전압 영역에서 주로 활용됐다.

ETRI 연구진은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 위에 동종(同種)의 질화갈륨 에피층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최적화함으로써 결함을 극복해냈다.

기존 수평형에 비해 높은 항복 전압 특성을 구현해내는 데 성공, 800V급 수직형 질화갈륨 다이오드 전력반도체를 개발했다.

수직 구조 전력반도체는 단결정 기판에 전력 소자 에피를 성장시킨 후 설계 및 공정, 패키징 과정을 통해 생산된다.

국내에서는 주로 에피가 형성된 기판을 수입해 추가공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반도체를 만들었다.

연구진이 국내 기술력으로 핵심 소재인 질화갈륨 에피를 성장시키는 기술 개발을 이루어냄으로써 원천기술 격차 및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

이형석 ETRI 박사는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을 이용한 수직형 질화갈륨 전력반도체는 질화갈륨이 가지고 있는 고출력, 고효율, 고전압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소형화까지 가능한 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자동차용 차세대 전력반도체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 전문기관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전력반도체 세계시장은 오는 2030년 약 48조원 규모로 연 평균 6% 이상의 증가가 예측된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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