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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태풍에 신선식품 물가 21.5% 급등…소비자물가는 반년만에 1%대
뉴스종합| 2020-10-06 09:54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0% 상승해 6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특히 최장기간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신선식품 물가가 21.5% 급등했고, 이를 포함한 농축수산물 가격이 13.5% 상승하면서 2011년 3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세는 1년 7개월만에, 월세는 3년 10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집세 부담도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상황과 가계의 경제사정이 가뜩이나 악화돼 있는 상태에서 체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농축수산물과 집세 등이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경제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0(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1.0% 상승해 6개월만에 1%대에 올라섰다. 지난 3월(1.0%)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는 올 1∼3월 1%대에서 코로나19 여파로 4월 0.1%, 5월 -0.3%로 내려갔다가 6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0.0%, 7월 0.3%, 8월엔 0.7%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물가 상승의 주요인은 농축수산물이었다. 긴 장마와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한 농축수산물 가격이 13.5% 급등해 2011년 3월(14.6%)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의 전체 물가 기여도는 1.07%포인트에 달했다. 채소류가 34.7% 올랐고, 축산물도 7.3% 올랐다. 배추(67.3%)와 무(89.8%), 토마토(54.7%) 가격이 폭등했고, 사과(21.8%)도 크게 올랐다.

채소·과실·어류 등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심한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별도 산출하는 신선식품지수는 21.5% 급등해 2011년 2월(21.6%) 이후 9년 7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업제품 가격은 0.7%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3%포인트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휘발류(-11.2%)와 경유(-15.9%), 등유(-14.1%) 등 석유류가 12.0% 급락했고, 전기·수도·가스도 4.1% 하락했다. 다만 가공식품 물가는 1.2%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인 수요 위축과 고교 납입금 지원 확대 등 정부 정책 영향으로 서비스 물가는 0.5% 오르는 데 그쳤다. 서비스 가운데 외식(1.0%)을 포함한 개인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1.3% 올랐고, 공공서비스는 정부의 복지 지원 확대 등으로 1.4% 하락했다.

전세와 월세 등 집세 부담은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집세는 0.4% 올라 2018년 8월(0.5%) 이후 2년 1개월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세(0.5%)는 2019년 2월(0.6%) 이후 1년 7개월 만에, 월세(0.3%)는 2016년 11월(0.4%)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해 “4차 추경에 포함된 통신비 지원이 향후 서비스 가격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최근의 농산물 가격 상승이 밥상물가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필요시 비축물량 방출 등 수급 불안 방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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