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구글, 유튜브서 손 떼야 하나…美하원 소위, “의회, IT공룡 강제 분리해야”
뉴스종합| 2020-10-07 08:44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왼쪽부터)와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모습. 미 하원 법사위원회 내 반(反)독점소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이들 4개 기술(IT)업체를 의회가 나서 강제 분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거대 기술(IT)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비판하며 의회가 나서 이들을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 법사위원회 내 반(反)독점소위원회는 아마존과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4개 대형 IT업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과 혁신을 억제하고 있다며 강제 분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소위원회는 16개월의 조사 끝에 발표한 449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페이스북과 구글은 독점권을 갖고 있으며, 애플과 아마존은 ‘중대하고 지속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소위원회는 지난 7월 이들 4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직접 의견을 들은 것을 포함해 총 7차례 청문회를 열었다.

소위원회는 이들 기업이 과거 석유 부호나 철도 재벌 시대에 등장했던 독과점과 같은 종류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형 IT기업들은 너무 많은 권력을 갖고 있으며 적절한 감독의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우리 경제와 민주주의가 위태롭다”고 강조했다.

소위원회는 독점금지법을 대폭 강화해 이들 기업이 구조적으로 분리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권고안대로라면 구글은 유튜브를 떼어내고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분리시켜야 한다.

또 시장지배력을 가진 플랫폼이 비슷한 사업 부문을 인수합병할 때 시장 감독당국이 반경쟁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반경쟁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하고 있다. 플랫폼 내 타사 서비스 및 제품을 동등한 조건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민주당 소속의 데이비스 시실린 소위원장은 앞서 대형 IT기업에 대한 규제를 1933년 제정된 ‘글래스-스티걸법’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법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를 엄격히 분리한 것으로, 시실린 소위원장은 온라인 플랫폼과 플랫폼 참여가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플랫폼 운영과 상품 판매를 동시에 하는 아마존이 직접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애플은 자체 어플리케이션(앱) 제공을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소위원회에 참여한 공화당 의원들은 강제 분리 같은 고강도 조치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 입법까지 갈지는 불투명하다. 블룸버그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2021년까진 입법 조치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업체와 IT업계의 반발도 거세다.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성공이 반경쟁적 행위로 인한 것이란 생각은 정말로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대형 IT기업을 왕관에 박힌 보석에 비유하며, 이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은 미국의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WSJ는 이 보고서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입안자들이 행동을 취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법무부가 구글에 반독점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캘리포니아 주정부 역시 아마존 반독점 여부를 놓고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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