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獨, 70년만에 ‘야간 통금’
뉴스종합| 2020-10-08 09:34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독일 당국이 수도 베를린의 술집·식당에 야간 영업 금지령을 발동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센데 이들 업소의 ‘밤 문화’가 감염의 온상으로 부상해서다.

7일(현지시간) 보건 당국이 발표한 새 규정에 따르면 오는 11일부터 베를린에 있는 모든 술집과 식당은 오후 11시에서 이튿날 오전 6시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식당 등 공개적 자리에서 2인 가구 이상에서 5명 넘게 모이거나, 자택을 비롯한 사적인 자리에서 10명 이상이 모이는 것도 금지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를 사실상의 ‘야간 통금’으로 표현, “베를린이 급증하는 코로나19 감염률을 억제하기 위해서 밤 문화를 전면적으로 막는 방안을 내놨다”고 했다. 이어 “독일의 수도에서 통금이 발동되는 것은 1949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10월 들어 베를린에선 ‘방역 모범국’이라는 수식이 무색할만큼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코로나19 정점으로 여겨졌던 지난 3월 말 수준을 넘어섰고, 최근 일주일 간 인구 10만명당 확진자도 44명을 넘었다.

독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베를린에서 확인되는 7개의 ‘핫 스폿’ 중 4개가 중심부에서 벌어지는 밤 문화와 관련돼 있다. 이미 베를린 당국은 나이트클럽에 대한 무기한 폐쇄령을 내린 상태다.

현지 언론도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밤 문화를 즐기는 시민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간 타케슈피겔은 “베를린 도심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특히 밤이 되면 술집이나 공원에서 규칙들이 엄청나게 위반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자유방임’하에 형성된 방역 체계를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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