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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컹한 ‘두부’도 손상없이 척척 잡는 ‘만능 로봇손!’ 보셨나요?
뉴스종합| 2020-10-15 09:27

기계연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박찬훈 실장(왼쪽)이 집게형 만능 그리퍼를 시연하고 있다.[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두부, 딸기와 같이 연한 식재료를 손상없이 잡을 수 있는 만능 로봇손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 첨단생산장비연구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박찬훈 실장 연구팀은 다양한 형태와 강도의 물체를 잡을 수 있는 그리퍼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그리퍼(Gripper)는 로봇에 있어 사람의 손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 물체를 쥐거나 놓으며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말한다.

이번에 개발된 만능 그리퍼는 집게형과 흡입형 두 종류다. 모두 다양한 물체를 집어 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접촉 표면도 부드럽고 푹신하게 처리하여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된 것이 특징이다.

집게형 그리퍼는 다양한 형상, 다양한 크기, 다양한 강도의 물체를 집게형으로 잡기 좋도록 고안됐다. 물체와 닿는 부분이 두부와 비슷할 정도로 부드럽고 푹신한데 물체를 잡을 때는 표면 형상이 대상체와 완벽히 일치하도록 변형된다.

물체를 잡은 이후에는 그리퍼 표면이 변형된 상태로 단단하게 변해 해당 물체가 변형된 홈에 확실히 끼인 상태가 되어 견고하게 파지할 수 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작은 압축력으로 파지가 가능해 손상되기 쉬운 물체도 안전하게 잡을 수 있다.

흡입형 그리퍼는 좁은 공간에 놓인 다양한 형상, 다양한 크기의 물체를 효과적으로 들어 올리기 좋도록 개발됐다. 마치 코끼리가 물건을 잡을 때 코끝의 모양을 물건의 형상에 맞추어 변형시키듯 흡입형 그리퍼도 말단부의 형상을 변형시켜 표면 굴곡이 심해 기존 흡입식 그리퍼로는 잡기 어려운 물체도 효과적으로 파지 할 수 있다.

코끼리의 코 끝 움짐임을 모사해 물체의 외부 형상에 맞춰 변형돼 감싸 안으며 파지하는 흡입형 만능 그리퍼.[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그리퍼 말단부에 벌집 형태의 소프트 구조를 구현했는데, 물체와 닿으면 복잡한 굴곡의 표면을 완벽하게 감싸고 강한 흡입력을 구현할 수 있다. 물체의 표면에 평평한 부분이 없고 직각과 같이 심하게 굴곡진 부분이 있어도 흡착할 수 있다. 복잡한 파지 전략 알고리즘이 필요 없어 고성능 비전시스템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로봇 시스템을 비교적 저가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박찬훈 실장은 “기존 그리퍼는 형태가 정해져 있어 몇 가지 물체만 다룰 수 있지만 만능 그리퍼는 물체의 형상에 맞춰 그리퍼 표면을 변형시켜 대부분 물체를 다룰 수 있도록 하자는 새로운 접근으로 탄생한 기술”이라며 “가사, 요리부터 서빙, 포장, 생산 등 언택트(Untact) 서비스 분야에서 로봇의 적용 범위를 혁신적으로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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