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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앞두고 일 크게 만들래""너만 입닫고 있으면"···직장·가정에서 일어나는 성폭행 '여전'
뉴스종합| 2020-10-17 08:32
18일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범 검거 건수는 2016년 2992건에서 2019년 4541건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한 아버지는 딸에게 “성병 옮겨주면 약 받아 올게”라며 성폭행을 하고 그 모습을 촬영까지 했다. 직장 내에서 성폭행 사실을 알린 피해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한 성고충위원은 "결혼을 앞두고 일을 크게 만들고 싶냐”며 되려 호통을 쳤다. 모두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일부 가정·직장의 실제 모습이다.

17일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범 검거 건수는 2016년 2992건에서 2019년 4541건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정서학대와(127%) 성학대(126%) 가 2016년 대비 두배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 5년간 발생한 친족관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는 총 3814건으로 매년 700명 이상의 피해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동거친족에 의한 범죄가 68%(2626건) 로 기타친족에 의한 범죄(31%·1188건) 보다 많았다.

이탄희 의원실에 따르면 이러한 친족간 성폭력 범죄는 여타의 범죄들과는 다르게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거나 피해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하는 등 가장 가까운 친족이 가해자이자 공범이 되는 일이 잦게 발생했다.

[이탄희 의원실 제공]

경찰청 자료에 나온 사례 중 한 명인 A씨는 올해 3월 친딸을 성폭행 후 낳은 아기를 유기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다.

또 다른 가해자 B씨는 "성병을 옮겨주면 약을 받아오겠다"며 친딸을 성폭행 및 촬영한 혐의로 징역 13년을 선고 받았다.

이 의원은 “대표적인 암수범죄로 구분되는 친족성범죄의 특성상 드러나지 않은 범죄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며 “아동학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하는 한편, 피해자들에 대한 경제적, 심리적 지원 방안 또한 확대돼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

문화체육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에 의하면 문체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는 연구원 내 성폭력 신고를 받은 성고충위원이 "결혼을 앞두고 일을 크게 만들고 싶냐"등의 말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성추행 사실을 알린 한 피해자 C씨에게 수십차례 "징계를 바라느냐"며 부담을 줘 퇴사에 이르게 하는 등 2차 피해를 유발한 점이 확인된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성추행 피해자의 존재도 확인됐다. 한 위촉연구원인 D씨는 C씨가 겪은 추행과 유사한 성폭력을 직장과 출장지에서 당했다고 진술했다. 조사관들은 가해자와 성고충위원 중징계를 권고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재청·한국전통문화대·문화재연구소 등 국정감사에서 일제시대 관광엽서 사진을 들어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연합]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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