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플러스] 자산시장 ‘훨훨’ 실물경제는 ‘빌빌’
뉴스종합| 2020-10-18 06:02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양극화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국제금융기구(IMF)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실물경제와 금융경제의 괴리뿐만 아니라 국가별, 성별, 학력, 인종 별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는 게 확인됐다.

19일 세계거래소협회(WFE) 자료를 보면 올 들어 9월까지 세계 86개국 증시 시가총액 평균 증가율은 11.2%다. 지난해 24% 보다는 낮지만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4.4% 역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상승세다.

실물경제 회복은 더딘데 자산시장만 팽창하면서 증시가 발달된 선진국에 수혜가 집중되고 있다. 미국 뉴욕3대 증시는 지난 8월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의 시가총액은 1년새 47%나 불어났다. 반면 브라질 증시는 전년대비 –23.4%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19로 기술주와 언택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부분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미국으로 글로벌 자금이 집중된 결과다. 신흥국 가운데 이 부문에서 기반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정도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차질로 각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풀어 국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할 정도지만, 억만장자들은 오히려 자산이 더 불어났다. UBS 스위스 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억만장자 2189명의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자산 성장률은 27.5%에 달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이 자산시장 가격을 끌어올려 부자들의 자산이 더 불어난 결과다.

주식 시장을 분석하면 기대감으로 몸집을 키운 자산시장과, 소외된 실물경제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헬스케어 업종은 올해 3분기 시가총액이 2010년 말 대비 36.8배 커진 117조 9000억원에 달했다. IT는 592조100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시가총액 합계가 244조7000억원에 달해 가장 높았다. 반면 산업재 기업은 기업수가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9개 업종 중 5위에 그쳤고, 시가총액은 2010년 말 161조 9000억원의 절반도 채 안 되는 65조 4000억원에 머물렀다.

양극화는 여성, 유색인종 등 상대적 취약계층에 더 치명적이다. 미 노동부의 지난달 자료를 보면 지난 2월에 비해 흑인 여성은 11.9%, 히스패닉 여성은 12.9% 일자리를 잃었다. 흑인·히스패닉 여성들이 식당과 서비스 직군에 많이 종사하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식당 등이 문을 열지 못했고, 이들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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