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코노·야구장 ‘모처럼의 일상’ 만끽…소비쿠폰 지급엔 ‘우려’
뉴스종합| 2020-10-19 11:33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로 1단계로 완화되고 맞은 첫 주말 시민들은 코인노래방이나 야구장 등 그동안 갈 수 없었던 고위험시설에서 주말을 만끽했다. 소상공인들도 다소 늘어난 손님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한 내수 활성화를 위해 지급하기로 한 공연·영화·체육 분야 소비할인권에 대해 감염병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 등 시기가 좋진 않다”며 “어쨌든 모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 “스트레스 풀어 좋지만 재유행 걱정돼”= ‘거리두기 첫 주말’을 맞아 시민들은 일상을 만끽하며 “숨통이 트인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대학원생 이모(26)씨는 토요일이었던 지난 17일 응원하는 프로야구 구단의 경기를 ‘직관’하려 인천 미추홀구 SK행복드림구장을 찾았다.

이씨는 “인천까지 먼 걸음이지만 이번 시즌 새로 산 유니폼을 한 번도 입지 못해 더 추워지기 전에 직관했다”면서도 “관중들이 대체로 경기장 내 취식, 육성 응원 금지 등의 수칙을 잘 따랐지만 곳곳에서 빈틈도 발견했다”고 했다. 관중석 밖이나 매점 앞에서 줄을 서고 음식을 먹는 시민들까지는 제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코로나 고위험시설’로 꼽혔던 코인노래방 등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주중에 이어 주말에도 코인노래방을 방문했다는 직장인 김모(28)씨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도 다시 열리고 자영업자들의 고통도 해소될 수 있을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오랜만에 문을 연 탓에 시민들이 꽤 몰렸다는 경험담도 이어졌다. 지난주 혼자 코인노래방을 다녀왔다는 취업준비생 이모(25)씨는 “평일 저녁 7시께였는데도 줄을 서서 들어갔다”며 “취미 생활을 찾을 수 있어 기뻤지만, 방마다 가득 찬 사람들을 보면서 언제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은 “코인노래방은 애초 공간이 분리돼 있어 ‘한 칸 떼기’를 할 필요는 없지만 손님 한 팀이 다녀간 방은 30분 후에 소독하고 다음 손님을 안내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대부분 무인으로 운영했으나 이제는 알바생을 써서 방역 수칙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들은 매출 회복세에 환영하면서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대부분 무인으로 운영했으나 이제는 알바생을 써서 방역 수칙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매출이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적은 데는 (평소 매출의)40%, 많은 데는 70%까지 회복됐다”고 했다.

▶경제학자들 “자영업자 직접 지원하는 게 나아”=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소비할인권 지원 사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에 편성된 예산은 약 850억원으로, 방역 측면에서 숙박·여행·외식 분야를 제외한 공연·전시·영화·체육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이와 관련,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2단계를 유지해 온 두 달 동안 경제 분야, 특히 중소 자영업자 등이 어려웠다. 이분들을 위해 생활과 방역의 균형을 잡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온이 점차 내려가는 계절적 요인 역시 시기상 좋지 않다. 결국 모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모이지 않는 게 최선인데, 소비 쿠폰을 보니 주로 영화, 공연 등 할인을 통한 소비 촉진으로, 최대한 그런 곳에 안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점차 내려가는 계절적인 요인 역시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천 교수는 “겨울이 오면 바이러스가 생존기간도 길어지고 (확진자 수도) 계속 더 증가할 거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라 (이번 쿠폰 지급이)시기가 썩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해외를 생각하면 지금 우리나라가 안정화된 게 아닌 굉장히 위험한 시기고 계절적으로도 위험해 조심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경제학 전문가들도 정부의 이번 쿠폰 지원 사업이 자영업자에게 직접적인 효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보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에 나온 소비 쿠폰이 실제로 사용되는 재원에 비해 효과가 높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며 “오히려 생존 자체가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직접 지원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현·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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