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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사업 10조3000억원에 인수
뉴스종합| 2020-10-20 10:40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90억달러(10조3000억원)에 인수한다. 이는 SK그룹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기존 최고액은 2016년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80억달러였다.

SK하이닉스는 20일 공정공시를 통해 인텔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 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이사회에의결도 마쳤다. ▶관련기사 3면

인수 대상은 인텔의 낸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 단품과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大连) 반도체 생산시설(팹) 등이다. 인수 대상에 인텔의 ‘옵테인’ 사업은 포함되지 않는다. 옵테인 사업은 인텔이 마이크론과 공동 개발한 3D 크로스포인트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이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2021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규제 승인을 받으면 SK하이닉스는 우선 7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이후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 SK하이닉스는 20억 달러를 지급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인텔은 글로벌 반도체 선도 기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낸드 SSD 기술력과 QLC(Quadruple Level Cell) 낸드플래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인텔 NSG(비휘발성 메모리솔루션 그룹) 부문 중 낸드 사업의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은 약 28억 달러, 영업이익은 약 6억 달러 규모다.

SK하이닉스는 CTF(Charge Trap Flash) 기반 96단 4D 낸드(2018년)와 128단 4D 낸드(2019년) 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향후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솔루션 기술 및 생산 능력을 접목해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3D 낸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얻게 되는 재원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AI, 5G 네트워킹, 인텔리전트 엣지와 자율주행 기술 등 장기적 성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분야의 투자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인텔 밥 스완(Bob Swan) CEO는 “향후 인텔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해 고객과 주주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면서 “서로의 강점을 살려 SK하이닉스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며 사업구조를 최적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37년 역사에 기록될 매우 뜻 깊은 날”이라며 “D램과 낸드라는 든든한 두 날개를 활짝 펴고 기업가치 100조 원의 자랑스러운 기업으로 비상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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