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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해킹·도청’ 원천 차단한다
뉴스종합| 2020-10-20 12:01

(a) 카이랄 액정 네트워크 필름이 결합된 근적외선 원편광 감응 광트랜지스터 소자의 모습 (b) 카이랄 액정 네트워크 필름을 갖는 물리적 복제 방지 기능(PUF) 어레이의 POM 사진 .[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스마트폰과 가전, 드론, 무인자동차 등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은 이용자와 자산의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더욱 강력한 보안 솔루션이 필요하다. 해킹에 노출되기 쉬운 소프트웨어 기반의 키 방식을 보완할 ‘물리적 복제 방지 기능(Physical Unclonable Function, PUF)’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소재연구단 임정아‧주현수 박사팀은 부산대학교 안석균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하드웨어 구조 변경 없이도 빛의 회전(편광) 특성을 이용해 PUF의 보안성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는 암호화 소자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빛이 전파될 때는 전후좌우 다양한 방향으로 진동하면서 나아가게 되는데, 연구진은 원을 그리며 나선형으로 나아가는 빛인 원편광을 암호화에 활용했다. 원편광을 활용하기 위해, 빛의 회전 방향에 따라 소자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조절되는 콜레스테릭 액정 필름을 근적외선을 감지하는 성능이 우수한 유기 광트랜지스터에 결합했다.

이렇게 결합된 광트랜지스터는 액정 나선구조의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 빛은 반사시키고, 반대 방향의 빛은 투과시켜 시계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하는 빛의 회전 방향을 구분해서 감지할 수 있다. 그 결과 소자의 물리적 크기를 바꾸지 않고도 암호화 키 생성에 사용되는 조합의 수를 증가시켜 해킹과 도·감청 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PUF 소자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한 소자는 근적외선을 흡수하는 고분자반도체의 높은 흡광도와 트랜지스터에 의한 신호 증폭, 그리고 콜레스테릭 액정 필름의 적층으로 인해 생긴 광학적 간섭효과로 인해 기존의 나노패터닝 기반 근적외선 원편광 감응 광트랜지스터보다 최소 30배 이상 우수한 고감도를 보였다. 또한 기존 가시광선 원편광만을 감지할 수 있던 유기 광트랜지스터 소자들과는 달리 연구진이 개발한 광트랜지스터는 광통신, 양자컴퓨팅 등 차세대 광전소자에 사용되는 근적외선 영역의 원편광을 감지할 수 있어 향후 적용 범위가 넓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정아 박사는 “이번 연구는 원편광 감응 반도체 소자를 이용해 보안성능이 강화된 암호화 소자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라며 “복잡한 나노패터닝 공정없이 간단한 용액공정으로 고감도 근적외선 원편광 감응 소자의 제작이 가능함을 보였고, 근적외선을 활용했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차세대 광전소자 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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