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글로벌 PEF, ‘같지만 다른’ 금융지주사 투자
뉴스종합| 2020-10-22 10:33

[헤럴드경제=김성미·최준선 기자]올 들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 주주로 이름을 올리면서 각각의 투자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지주는 자사주를 활용했고, 신한금융지주는 유상증자 방식을 택했다. 각 전략에 따른 손익 계산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각각 칼라일그룹,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베어링PEA로부터 자금 유치에 나섰다. 칼라일은 KB금융지주의 자사주를 사들였고 어피너티와 베어링PEA는 신한금융지주의 3자배정 유상증자로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칼라일은 지난 6월 KB금융이 발행하는 2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했고, 추후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에쿼티는 약 2400억원이며 나머지는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통해 인수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에 업계는 자사주를 활용한 EB 딜 등이 새로운 형태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CS는 올 초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자금 중 일부를 인수금융으로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인수금융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지주도 CS를 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KB금융지주와 같은 방식으로 자금 유치에 나설 계획이었다. 다만 활용할 수 있는 자사주가 없어 유상증자 방식을 택했고 지난달 어피너티와 베어링PEA를 통해 1조1582억원을 유치했다.

이는 지난해 주주로 들어간 IMM PE 등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키는 영향이 있다. 기존 지분율을 유지하려는 주주들 입장에선 불가피하게 추가 투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을 만든 셈이다.

업계는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국내 금융지주사에 연이어 투자에 나서는 것 자체가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을 방증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국내 금융사들은 과거 IMF,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위기가 찾아오면 금세 휘청거렸다. 그러나 그동안 탄탄히 재무건전성을 갖춰가면서 코로나19 사태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가 코로나19로 기업가치가 낮아지자 이를 일시적 상황으로 보고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적극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3월 2만5000원대까지 급락하던 KB금융 주가는 이날 현재 4만1900원까지 회복됐다. 신한지주 또한 같은 기간 2만1000원대에서 2만9000원대까지 올랐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GDP 성장률은 2~3% 수준이지만 대출은 5~6% 성장함에 따라 금융사의 성장을 기대하고 글로벌 PEF 운용사들의 투자가 이어진 모습”이라며 “특히 칼라일은 2000년 한미은행 인수 후 20년 만에 국내 금융사 투자에 나선 점, 전환사채를 활용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점 등이 주목됐다”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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