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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해외로 눈 돌린 부동산투자자, 싱가포르에 몰린다
부동산| 2020-10-22 16:54


- 역대 최저 수준 저금리 유동자금 넘쳐나지만, 국내 부동산 규제로 투자자 갈 곳 잃어
- 해외로 눈 돌리는 투자자 급증 … 상속, 증여세 없고 법인세율도 낮은 싱가포르 주목
 

[헤럴드경제]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 기조가 계속해서 유지되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광의 통화량(M2 기준)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인 3053조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유례없이 많은 돈이 풀리고 있는 것과 달리 가장 각광받던 투자처인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역행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규제책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출범한 현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지금까지 23개에 달한다. 각 대책의 주요한 내용은 대출을 막고, 전매제한을 강화하고,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처럼 계속된 규제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부동산 투자 여건은 자연히 열악해졌다. 이에 투자자들은 시선은 다른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떠오른 것이 해외 부동산 투자다.
 
익숙한 환경에서의 국내투자와 비교해 해외투자는 언어, 문화, 제도 등 모든 것이 낯선 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과 다양한 준비가 병행된다면 오히려 국내보다 훨씬 높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막대한 세금을 물어야 하는 것과 달리 해당 국가의 법과 제도에 따라 세금이 대폭 줄거나 아예 면제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싱가포르가 투자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싱가포르는 홍콩과 함께 아시아 최대 금융허브 자리를 놓고 경쟁해왔을 만큼 탄탄한 경제력이 뒷받침 되는 국가다. 또한 정치적으로도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일부 국가들이 정치불안 문제로 인해 투자시장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곤 하는 것과 달리 싱가포르는 선진화된 정치환경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또 하나 투자자들의 시선을 가장 강하게 사로잡는 것은 바로 싱가포르의 세금 제도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세금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세법상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등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 법인세도 약 17%에 불과해 우리나라 최고세율(27.5%) 대비 10%p 가량 낮다.
 
이러한 이유로 싱가포르에 많은 투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는 조금 더 세부적인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바로 외국인에게 부과되는 ABSD(Additional Buyers's Stamp Duty) 때문이다. ABSD는 집 구매시 발생하는 기본 취득세(3~4%) 외에 외국인에게 추가로 부과되는 세금으로서, 그 세율은 무려 20%에 달한다.
 
이에 해외 투자 전문가들은 싱가포르의 상업용 부동산, 그 중에서도 샵하우스(Shop House) 투자를 권장한다. 샵하우스란 말 그대로 상가 주택을 의미한다. 2~3층 규모의 소형 건물로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샵(상가)으로 운영하는 면적이 많을 경우 상업용 부동산으로 간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싱가포르 세법상 상업용 부동산은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ABSD 부담이 없다. 즉 상가로 간주되는 샵하우스에는 20%의 추가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수익률 상승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세금적인 이점 외에도 싱가포르의 샵하우스는 가격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채에 한화 기준 약 50~100억원 선으로, 우리나라의 꼬마빌딩과 유사한 수준이다. 대형 빌딩과 달리 비교적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으로서, 최근 국내 자산가들의 투자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부동산 투자자문기업 도우지엔이 진행한 해외부동산 투자 전략 세미나에서도 싱가포르 주거 상품 구매에 대한 투자문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도우지엔의 한 관계자는 “알짜 투자처로 손꼽혀온 홍콩이 중국과의 분쟁 문제 등으로 인해 경제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가운데, 아시아의 최대 금융 허브로서 안정적인 경제, 정치 상황이 뒷받침된 싱가포르가 주목받고 있다”며 “도우지엔에 상담 문의를 주시는 고객분들 중 상당수가 싱가포르에 대해 이미 많은 관심과 정보를 갖고 계실 만큼 싱가포르는 안정적인 사회환경과 특유의 세금제도를 바탕으로 해외부동산 투자시장의 대어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re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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