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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삼성’ 이재용號 삼각파고 …AI·반도체 초격차로 위기돌파
뉴스종합| 2020-10-26 09:1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호(號)가 본격 출범했지만 앞날은 첩첩산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미중 무역분쟁 격화, 반도체 합종연횡 등 사상 초유의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 국내에서는 재판 리스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짓누르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뉴삼성’의 키를 쥔 이 부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 등 신성장동력 발굴과 반도체 주력사업 초격차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조만간 이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별도의 혁신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파운드리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100년 기업’ 도약 열쇠=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삼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18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을 통해 공식적인 총수에 오른 상태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AI 등을 대표로 한 신산업 육성을 통해 위기돌파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8년 8월 ‘향후 3년간 180조원 투자·4만명 직접 고용’ 경제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AI, 전장, 바이오, 5G(5세대 이동통신)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낙점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올들어서도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면서 총 20조원이 넘는 반도체와 바이오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4년 11월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계열사 매각, 2016년 11월 9조원에 달하는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 인수,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2030년 세계 1위 비전 선포 등을 통해 그룹 전반에 변화를 꾀했다. 철저한 ‘선택과 집중’의 이재용식(式) 경영철학으로 삼성 재편을 가속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면서도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히 도전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복합 위기 속 ‘재판 리스크’ 발목…위기돌파 시험대=이 부회장의 ‘뉴삼성’에 가장 큰 부담은 재판 리스크다. 사법 결정에 따라 이 부회장이 실형을 받게 되면 추진 중인 신사업과 경여활동은 급제동이 걸리게 된다.

이 부회장을 둘러싼 재판은 국정농단 파기 환송심과 경영권 불법 승계의혹 재판 2개다. 상(喪) 중인 26일에는 공교롭게도 9개월간 멈췄던 이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 환송심이 재개된다.

국정농단 재판 외에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관련 재판도 지난 22일 시작됐다. 이 부회장 측은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은 전부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조계와 재계에서는 이 소송만 최소 3~4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계는 재계 1위 기업의 총수 부재 재현 가능성에 극도의 우려감을 표한다. 조직에 위기감을 쇄신하고 미래 투자와 비전을 제시하는 데 있어 총수의 역할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각종 수사·재판을 받으면서도 한달에 한번 꼴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5월 중국 반도체 공장에 다녀왔고, 최근에도 네덜란드와 베트남을 연이어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도 ‘뉴삼성’을 완전히 자리잡기 위한 경영 보폭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주 베트남 출장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떤 큰 변화가 닥치더라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자”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유망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은 2016년 11월 80억 달러 규모의 하만 M&A이 후 대형 인수가 없었다.

이 부회장의 경영키워드인 ‘인재경영’도 지속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 와야한다”며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동행철학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베트남 사업장을 방문해 “뒤쳐지는 이웃이 없도록 주위를 살피자”면서 “조금만 힘을 더 내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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