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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택배사업 재진출…‘한국판 아마존’ 향해 한 발짝
뉴스종합| 2020-10-29 11:33
쿠팡맨이 상품을 배송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쿠팡이 택배사업자 자격을 반납한 지 1년 만에 재도전한다. 최근 입점 판매자의 배송·포장·재고 관리 대행해 주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를 도입한 것을 계기로 3자 물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입점 업체뿐 아니라 외부 기업 물건까지 배송하는 택배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얘기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는 지난 14일 국토교통부에 화물자동차 운송 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운송 사업 허가를 받은 화물차량은 노란색 번호판을 달고 제3자 물류를 할 수 있다. 쿠팡로지스틱스는 앞서 지난해 8월 운송 사업자 자격을 자진 반납했다. 자체 배송인 ‘로켓배송’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자 이에 집중하기 위해 택배업 진출을 잠정 보류했다.

쿠팡이 택배업 재추진 동력을 얻은 것은 올해 7월이 되어서다. 쿠팡은 롤모델인 아마존이 전 세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FBA(풀필먼트 바이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로켓제휴’를 도입했다. 쿠팡이 입점 판매자의 물류를 종합 대행해 주는 서비스로, 운송비를 절감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로부터 운송사업 허가를 받지 않고 제3자의 물건을 배송할 수 없어 이번에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그동안 쿠팡이 입점 판매자의 상품을 매입해 로켓제휴 서비스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의 알고리즘이 필요한 재고를 예측해 판매자에게 전달하면 판매자가 쿠팡의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고, 이를 쿠팡이 다시 매입하는 방식이다. 최근 제3자 물량의 비중이 전체의 30%(추정치)까지 증가하면서 본격적으로 택배업 진출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외부 물량 비중이 기준치를 충족해 매입 없이 완전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운송 사업자 자격을 취득하려는 것”이라며 “풀필먼트는 쿠팡과 입점 판매자, 구독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서비스로 쿠팡의 흑자 전환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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