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신동빈, 화학 계열사 현장행보 "친환경 고부가 소재 투자로 코로나 돌파"
뉴스종합| 2020-11-19 10:32
신동빈 롯데 회장이 18일 오후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하여 응용실험실 내 메셀로스 제품이 사용된 배기가스 정화용 자동차 세라믹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달 들어 화학 계열사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장 행보에 다시 불을 붙였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통 계열사들이 부진한 가운데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화학 사업에 대한 신 회장의 육성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19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 울산 석유화학공업단지 내 롯데정밀화학 공장을 찾아 설비를 직접 둘러보고 생산현황 등을 보고 받았다. 지난 달 중순 일본에서 귀국한 이후 첫 공식 행보다. 이 자리에는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 정경문 롯데정밀화학 대표 등이 동행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삼성으로부터 롯데정밀화학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울산 사업장에 방문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16년 삼성정밀화학을 비롯해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BP화학을 3조원에 인수하며 국내 화학업계의 최대 빅딜기록을 갈아치웠다. 롯데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던 해당 투자를 계기로 롯데는 종합 화학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신 회장은 이날 롯데정밀화학 임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친환경적인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선제적으로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의 주문대로 현재 롯데정밀화학은 친환경 소재인 셀룰로스 계열 제품 생산라인을 잇달아 증설하고 있다. 최근에는 370억원을 투자해 2022년 상반기까지 식의약용 소재 생산라인을 2000t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1150억원 규모의 건축용 첨가제 메셀로스 공장과 239억원 규모의 식의약용 제품 ‘애니코트’ 인천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신 회장도 이날 신규 증설작업을 마친 라인을 둘러보며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18일 오후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해 응용실험실 내 메셀로스 제품이 사용된 배기가스 정화용 자동차 세라믹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신 회장은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롯데정밀화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 9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전지박 제조사 두산솔루스 지분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와의 합자회사에 29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 2차전지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에 뛰어들며 고부가가치 소재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결국 고배를 마셨지만 올해 3월 롯데케미칼을 통해 일본의 고부가 소재 기업인 쇼와덴코 지분을 1617억원에 사들이며 글로벌 스페셜티 화학사를 향한 투자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화학 계열사 사업장에 대한 현장 행보도 최근 들어 강화하고 있다. 지난 7~8월 롯데케미칼 여수공장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을 둘러본 신 회장은 전날에 이어 19일에도 울산의 롯데케미칼과 롯데BP화학 사업장을 연달아 찾았다. 롯데케미칼과 롯데BP화학 역시 생산설비 증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그룹에서는 향후 화학 3사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3월 화재로 일부 가동이 중단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은 다음달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신 회장이 이르면 내달 대산공장 방문을 마지막으로 올해 화학사 현장 행보를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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