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 무형유산원, 12.12 송년공연 쇼쇼쇼
앰비규어스, 존트라볼타 연상케하는 ‘피버’ 공연
전통음악 디제잉, 굿에 펑크힙합 접목, 창의 발산
북청·봉산사자,전주호랑이,해치 K방역단 “으르렁”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고색창연하고 점잖은 자태가 국악의 전부는 아니다. 진도의 토요민속공연을 보면 ‘여긴 왜 가보라는 거야’라면 억지로 객석에 갔다가, 공연을 보고 나서 ‘국악과, 전통 연극이 이렇게 신날 수가 있나’라는 감탄을 하게된다. 진도엔 젊은 국악인들이 들끓는다.
최근 세계 관광홍보 캠페인 혁신 대상의 주인공인 퓨전국악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등장 이후, 이제 국악은 대학생~초등학생도 좋아하는 장르가 됐다.
정부가 설계한 국악공연의 이름이 JYP의 ‘When We Disco’를 연상케 하는 ‘쇼쇼쇼’라고 해도 이제 당황할 국민은 거의 없다.
정부 무형문화재 기관이 한해를 정리하며 벌이는 전통 무형문화재 큰 축제 이름이 ‘쇼쇼쇼’라고 해도 이제 놀랄 국민은 많지 않다. |
아프고, 감동스럽고, 기억에 오래남을 만한 2020년. 공식 송년 무형문화재 공연에선 북청사자와 해치가 K방역단으로 나서 포효하고, 앰비규어스가 존트라볼타를 연상케하는 ‘피버’ 한마당을 벌이는 등 남녀노소가 모두가 좋아할 만한, 21세기형 신명을 펼쳐놓게 된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채수희)은 오는 12일 오후 4시부터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전북 전주시)에서 2020 국립무형유산원 송년 공연 ‘쇼쇼쇼’를 진행한다.
국립무형유산원의 송년 공연은 한 해의 공연 일정을 마무리하고 국민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공연으로, 개원 이후 매년 관람객들에게 최고의 호응을 얻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친 국민의 심신을 위로하고 활력을 주기 위한 흥겨운 공연을 준비했다.
혼성 민요 록(Rock) 밴드 ‘추다혜차지스’, ‘연희컴퍼니 유희’와 ‘킹스턴루디스카’가 만나 결성한 ‘유희스카’, 일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연희예술 창작팀 ‘연희점(店)추리’, 독특한 음악적 해석과 개성 넘치는 안무를 선보이는 ‘엠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등 실력 있는 젊은 전승자들과 공연팀들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한 개성 넘치는 무대를 선보인다.
첫 번째로 ‘추다혜차지스’가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색으로 공연의 문을 연다. 평안도·황해도·제주도 굿에서 쓰이는 무가에 펑크 사운드와 힙합의 요소를 가미하여 직접 창작한 곡 ‘리츄얼댄스’, ‘에허리쑹거야’, ‘차지s차지’로 모든 이들의 안녕과 화합을 노래한다.
두 번째 공연은 ‘연희점(店)추리’의 팔도사자춤 “백수지왕(百獸之王): 사자올스타”이다. 백수지왕은 북청사자, 봉산사자, 전주호랑이, 광화문해치로 구성된 케이(K)-방역단으로, 한반도 전역의 수호신 사자들을 불러 역병을 물리치는 사자춤판을 벌인다.
벽사진경(나쁜 액운을 쫓고 경사로운 일을 맞이함)의 의미를 담은 사자춤의 역동적인 춤사위가 올 한해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의 피로를 날려주는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
세 번째 공연은 남아메리카에 있는 자메이펑카와 한국의 흥이 서로 만나 공연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한다. 젊은 전통 연희 꾼들이 모여 새로운 한국적 공연을 만드는 ‘연희컴퍼니 유희’와 자메이카 스카(ska) 음악 밴드인 ‘킹스턴루디스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유희스카’의 무대는 장르 간의 격차를 완전히 무너뜨리며 한국-자메이카의 흥을 최고조로 끌어낸다.
앰비규어스 |
마지막 순서는 ‘엠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피버’로, 중독성 있는 무대와 함께 공연을 마무리한다. 전통음악 장단을 바탕으로 한 디제잉(DJing)과 태평소 시나위, 소리꾼의 가창이 현장에서 연주되며, 그에 맞춰 무용수들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춤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사전 예약제로, 공연 10일 전부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www.nihc.go.kr)과 전화(063-280-1500,1501)로 선착순 예약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TV(https://tv.naver.com/nihc)에서 실시간으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전석 무료이며, 공연과 관련된 더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숙명가야금, 송소희, 김준수, 서재현, 이윤아 등 이날치 전부터 대중문화계에 자주 보이던 최근 10년간의 ‘국악혁명’에 대해 혹자는 “이날치 처럼 소리내기가 훨씬 쉽고, 원래 것은 더 힘든 과정을 거쳐 깊은 소리를 낸다”거나 “손쉽게 센세이셔널리즘 만들어내고, 행운에 편승했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안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가락은 늘 그 시대상을 반영하며 백성의 마음을 방역했다. 이런 소리를 하는 국악인들은 과연 ‘그들만의 국악’이 지난 몇십년 간 백성의 마음을 방역했는지, 국민의 사랑을 받았는지 돌아보면 된다. 이날치를 비롯한 많은 젊은 국악인들은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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