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종이 이전, 글 써넣는 재료 원조는, 나무·파피루스·백화수피?
라이프| 2020-12-02 15:21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종이는 1900년 전 발명됐는데 그 이전에 글을 써넣는 종이 역할을 한 것은 여럿 있다.

제지공장이 있던 원주의 뮤지엄SAN에 가면 파피루스 나무가 있고, 자작나무 오솔길이 있는데, 종이산업도시이기도 했던 이 도시의 종이 상징물들이다.

파피루스는 아프리카의 두 문명국 이집트·에티오피아, 서아시아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지역에서 수천년 전 부터 사용해왔다. 에티오피아 청나일강 유역 등지에서는 얇고 단단한 파피루스를 이용해 배를 만들어 어로에 쓰기도 한다. 수천년된 파피루스 기록물은 지금도 이집트,메소포타미아 문명지역에 보존돼 있다.

자작나무 껍질(백화수피)은 생래적으로 기름기를 머금어 태우지 않는 한 좀처럼 부패되지 않아 기록물을 남기는 종이역할을 했다. 기름기 때문에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나서 자작나무다. 고대 전사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말에 진흙이 묻기 쉬운데, 안장 밑에 백화수피제 말다래를 이어붙여 놓으면 흙이 미끄러져 바로 떨어진다.

나무도 중요한 문자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고, 나무 목간, 대나무 목간 등은 종이가 귀한 고대~중세 시절에도 종이와 함께 기록재료로 병용됐다.

그러면 종이 발명 이전 가장 오래된 문자기록 재료는 무엇일까. 나무?, 파피루스? 동물가죽? 모두 아니다. 바로 돌이다.

2일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인류는 종이를 사용하기 훨씬 이전부터 나무나 바위, 토기나 청동그릇 등에 그림이나 기호 등을 새겨 어떤 사실이나 이야기를 전했다.

그 중에서도 돌은 내구성이 강하기에 영원한 기록을 위한 최적의 재료로 역사 시대 이후 인물의 공적 혹은 기념될 만한 사건을 새겨 기념하였고 이것을 석비라고 부른다.

고대에 석비를 제작하려면 돌을 채취하고 운반하는 일, 원하는 모양으로 다듬고 문장을 짓는 일, 글자를 새기고 문양을 조각하는 일 등 모든 작업이 쉽지 않았다. 그만큼 고대 석비에는 역사적인 진정성과 공력이 담겨 있었다. 태워도 사라지지 않아 영구적이라는 강점을 가지지만, 책으로 치면 한 페이지에 수십㎏로 무겁다.

이런 가치는 일찍부터 금석학, 역사학, 미술사학 등 분야에서 주목되었는데, 종합적으로 다루어진 경우보다 각 분야의 단편적 연구가 일반적이다. 충주 고구려비와 같은 비는 발견 기념 종합학술대회가 주기적으로 개최될 만큼 활발히 연구되는 반면, 조명조차 되지 못하는 지정문화재 석비들도 많다.

문화재연구소 ‘한국의 석비-고대(국보·보물)’ 보고서

문화재연구소는 이날 ‘한국의 석비-고대(국보·보물)’ 보고서를 냈다. 고려 금속공예에 대한 연구를 집대성한 책도 펴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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