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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 데이터 전송 속도 1만배↑…데이터 트래픽 막는다
뉴스종합| 2020-12-03 12:01

그래핀과 링 공진기가 융합된 소자를 이용한 고반복률 레이저 펄스 형성 이미지.[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펄스 레이저는 깜빡이듯 빛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반복되는 출력 형태의 레이저를 말한다. 시간에 따라 세기가 일정하게 지속되는 연속 레이저보다 에너지를 크게 집속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여기에 디지털 신호를 실으면 개개의 펄스가 1비트(bit)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펄스가 반복되는 속도가 빠를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광섬유 기반 펄스 레이저는 초당 펄스의 개수를 MHz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광전소재연구단 송용원 박사팀이 펨토초로(10~15초) 동작하는 광섬유 펄스 레이저 발진기에 그래핀이 포함된 추가의 공진기를 삽입, 펄스를 기존보다 10000배 이상 빠르게 발생시킬 수 있게 고안했다고 3일 밝혔다. 이를 데이터 통신에 적용하면 데이터의 전송 및 처리 속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레이저 빛의 파장과 세기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특성이 상관관계로 엮인 것에 주목했다. 레이저 내에 공진기를 삽입하면 펄스 레이저의 파장을 주기적으로 필터링하고, 이를 통해 레이저 세기 변화의 양상을 바꿀 수 있다. 여기에 송용원 박사는 세기가 약한 빛은 흡수해 사라지게 하고 강한 빛만 통과시켜 세기를 증폭시키는 특성이 있는 그래핀을 공진기에 융합, 레이저 세기 변화를 매우 빠른속도로 정확하게 조절되게해 펄스의 반복속도를 높게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그래핀은 촉매금속 표면에서 합성한 후 이것을 분리하여 원하는 기판의 표면으로 옮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그래핀이 손상되거나 이물질이 유입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구하기 쉬운 구리 전선 표면에 직접 그래핀을 형성시키고, 광섬유를 감아 공진기로 사용함으로써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효율 저하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그 결과 기존 MHz 수준의 반복 속도를 보이던 펄스 레이저의 한계를 극복하고 57.8GHz의 반복 속도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레이저를 흡수하면 열이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그래핀의 특성을 이용해 추가의 레이저를 소자에 가해주어 그래핀 공진기의 특성을 튜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성재 KIST 연구원은 “데이터 트래픽에 대한 수요가 계속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초고속으로 동작하고 특성을 튜닝할 수 있는 극초단 펄스 레이저는 급변하는 데이터 처리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송용원 박사는 “공진기와 그래핀 기반의 초고속 펄스 레이저 개발로 나노소재 기반의 광정보 소자분야의 기술 선도와 시장 선점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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