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역대 최장장마’ 같은 이상날씨 발생 가능성도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사거리 인근 도로가 침수돼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지난 10월 이례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 반면 11월에는 ‘104년만의 서울 폭우’ 등 변덕스런 날씨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겨울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상청은 지난 여름 역대 최장장마와 같은 이상날씨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10월은 월강수량과 강수일수가 작년보다 각각 16배, 2.5배나 적었으며, 서울 강수량은 ‘0㎜(살짝 비가 내린 수준)’를 기록했다. 이달 전국 강수량은 10.5㎜, 강수일수는 2.6일로 나타나 지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적은 수준이었다.
반면 11월 중순에는 연일 극값을 경신하는 등 매우 높은 기온과 함께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달 17~19일에는 남서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전국적으로 기온을 큰 폭으로 상승시켰으나, 이내 북서쪽의 찬 공기와 만나면서 19일에는 많은 가을비를 뿌려 서울의 경우 11월 일강수량 최다 1위(86.9㎜)를 기록했다.
올해 첫눈은 11월 3일 백령도를 시작으로 28~29일 울릉도, 흑산도, 인천, 수원, 홍성에서 관측됐다. 백령도는 작년보다 15일 빨랐고, 인천과 수원은 11일 늦었다. 다만 서울 공식 첫눈은 아직도 내리지 않았다. 서울 첫눈은 평년 11월21일, 작년 11월15일께 내린 바 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올해 가을 태풍 2개의 영향을 받은데 이어 11월 중순 강수량과 기온의 극값이 기록되는 등 여름에 이어 이상기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대응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겨울을 살펴볼 수 있는 1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해 12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기온을 보이고, 강수(적설) 역시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음주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전망되는 등, 예기치 못한 이상날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여름 역대 최장기간 장마를 몰고온 온난화에 따른 블로킹(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키가 큰 온난 고기압)이 얼마나 발생할지도 관건이다.
최근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2020년 1~10월 지구 평균기온을 보면 올해는 1850년 이래 역대 가장 따뜻했던 해 톱3에 들어간다”며 “오는 2024년까지 최소한 한해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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