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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금속소재 ‘비정질합금’ 상용화 청신호
뉴스종합| 2020-12-09 08:59

다전극 진공 감압 주조기술을 이용한 대면적 박판 제조공정 모습.[한국재료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재료연구원은 금속재료연구본부 나영상 박사 연구팀이 저비용 무결함 비정질합금 박판 제조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급속냉각 감압주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비정질합금은 일반적인 결정질합금에 비해 2배 이상의 고강도, 4배 이상의 큰 탄성한계는 물론, 탁월한 내구성과 내마모성, 내식성, 고광택 등 표면 특성 또한 우수해 오랫동안 신개념 금속으로 각광받아왔다. 하지만 제조할 수 있는 부품의 크기 한계와 다량의 주조 결함 발생 등으로 인해 생산 효율이 낮고 이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저하 등으로 상용화가 어려웠다. 이는 급속 응고 과정을 통해 제조되는 비정질합금의 특징적인 한계에 기인하며, 이로 인해 비정질합금은 주로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 두께의 극박판이나 분말 형태로만 사용돼 왔다.

연구팀은 비정질합금의 주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난류성 용탕 흐름을 안정적인 층류 흐름으로 유도했다. 이를 통해 급속 응고 과정에서도 주조 결함을 억제시키는 금형 및 공정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에 더 나아가 층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액상 접합을 통해 대면적 비정질합금 박판이 제조될 수 있도록 하는 다전극 진공 감압 주조 기술과 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두께 수백 마이크로미터(㎛)에서 수 밀리미터(㎜) 수준의 대면적 비정질합금 부품은 주로 고압 진공 다이캐스팅법으로 제조돼왔다. 이 경우 비정질합금의 독특한 광택 표면의 재현이 어려우며 고온‧고압의 가혹한 환경에서 금형의 수명 저하는 물론 고가의 특수 다이캐스팅 장치가 요구되는 등 낮은 생산성과 높은 제조비용 문제를 초래했다.

연구팀은 다전극 진공 감압 주조 기술 개발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했다. 두께 1~2㎜ 내외, 폭 100~200㎜ 내외의 건전한 비정질합금 박판 제조와 더불어 제조 과정에서 고온‧고압의 가혹한 환경 노출을 최소화해 금형의 수명 저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비정질합금 박판 및 내부 결함 CT 촬영사진.[한국재료연구원 제공]

다전극 진공 감압 주조 기술은 벌크 비정질합금 및 비정질 기지 복합재를 대면적으로 제조하는데 활용이 가능하며, 적절한 금형 설계를 통해 폴더블폰 및 롤러블폰 등 최신 스마트기기와 의료기기, 스포츠용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에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 이 기술이 폴더블폰의 힌지 부품에 적용될 경우 2020년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약 5800억원, 골프클럽 페이스 소재에 적용될 경우 세계 시장규모는 연간 약 7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영상 박사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차세대 금속 소재로 각광받은 비정질합금이 실험실 수준의 연구에 머물렀던 한계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접어드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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