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완전히 빗나간 2020부동산 시장 전망…‘규제 폭탄’이 시장 왜곡 [부동산360]
부동산| 2020-12-10 16:49
올해도 주요 부동산 연구기관들의 주택시장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부동산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앞다퉈 올해 집값이 하락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올해 초부터 시장은 크게 요동치는 등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됐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올해도 주요 부동산 연구기관들의 주택시장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부동산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앞다퉈 올해 집값이 하락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올해 초부터 시장은 크게 요동치는 등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됐다.

올해 주택시장이 보유세 강화와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전망과 달리 실제 전국 주택 매매 가격(한국부동산원)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4.42% 올랐다. 전세시장도 3기 신도시 추진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예상과 달리 지난 7월 말부터 시행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법)의 부작용으로 최근 최악의 전세난을 겪고 있다.

연구기관의 전망을 믿고 내 집 마련을 미룬 사람들은 폭등한 집값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잇단 규제 정책으로 시장이 왜곡돼 벌어진 현상이라며 시급히 민간주택시장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은 지난 1월 ‘2020년 부동산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국 주택 가격이 0.9%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은 0.8%, 지방은 1% 하락한다는 관측이었다.

부동산원은 당시 집값 하락 전망의 원인으로 상반기에는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른 고가 아파트 투자심리 위축, 하반기에는 보유세 강화를 꼽았다. 전세 가격은 3기 신도시 조기 추진 등으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도 악화하는 거시경제 상황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쳐 올해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의 0.8%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상승과 하락 지역이 공존하면서 올해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보합선(0%)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12·16 부동산 대책의 풍선 효과로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등 대책을 내놓으면 잠시 주춤하다 다시 급등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7·10 대책과 8·4 대책 이후 집값 상승세가 멈칫했지만 이내 강북 중저가 단지와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는 실정이다.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벌어진 전세난이 다시 주택 매수세로 바뀌어 중저가 주택의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는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 부동산전문기관들이 모두 하락이나 보합을 전망한 가운데 24번이나 반복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오히려 집값이 급등했다면서 정책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전망과 실제가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대출 규제 강화 및 규제지역 확대 등 정부의 ‘두더지 잡기식’ 대책이 계속되면서 오히려 주택시장을 크게 왜곡시켜 부작용을 낳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시장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적절히 타협하고 적절한 선에서 합의점을 찾는 자율계약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정부가 연달아 수요 억제 위주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눈치 보기 시장으로 바뀌는 등 시장을 망가뜨려 놨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 127만호 공급계획(8·4 대책)과 전세 대책(11·19 대책)과 같은 공급 대책 비중을 차츰 늘리고 있지만 더욱 정밀한 공급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주택시장은 보통 수요·공급의 문제라고 말은 쉽게 하지만 실상은 여러 가지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서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하라’ 등 단순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ms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