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김종인 사과에 갈라진 野…“용기있는 진심” vs “속임수”
뉴스종합| 2020-12-15 17:18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직 대통령 구속 관련 대국민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에 대해 대국민 사과한 것을 놓고 당내 반응이 엇갈린다. 김 위원장의 사과에 공감하며 ‘적폐 정당’을 탈피하는 계기로 삼자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당내 일각에서는 여전히 반발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15일 오전 국회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어(囹圄)의 몸이 된데 대해 “국가적으로도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저희가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다.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며 “저희 당은 당시 집권여당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다”고 반성했다.

이에 대해 당내 최다선(5선) 정진석 의원은 “영어의 몸으로 있는 두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으로서, 진솔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국민들에게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드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기현 의원(4선)은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굴욕’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용기 있는 진심’”이라며 “오늘 사과를 계기로 국민의힘은 수권정당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기 위한, 작지만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디뎠다”고 추켜세웠다. 조수진 의원도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장면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힘을 실었다.

반면, 옛 친이명박(친이), 친박근혜(친박) 계열 일부 의원들은 반발했다.

친박계 서병수 의원(5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권은 4년을 일관되게 ‘내로남불’인데 왜 우파는 ‘내불남로’로 일관하는가”라며 “그것도 하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됐다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도 없었을지 모른다’며 문재인 정권이 희희낙락하는 바로 오늘”이라고 비판했다.

친이계 좌장으로 꼽혔던 이재오 상임고문 역시 페이스북에서 “사과는 김 위원장의 개인적 정치 욕망을 위장한 속임수에 불과하다”며 “적어도 야당에 몸담은 정치인이라면, 국민통합을 위해 이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석방을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실컷 두들겨 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를 한다.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 본다”며 “집단으로 스톡홀름 신드롬에 빠져서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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