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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완벽모사 조립형 ‘미니장기’ 나왔다
뉴스종합| 2020-12-19 09:46
이 기술은 난치성 질병 극복을 위한 환자 맞춤형 질환치료제 개발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워 사람의 장기 구조와 같은 조직을 구현한 것을 ‘오가노이드(organoid)’라고 한다. 흔히 ‘미니 장기’ 또는 ‘유사 장기’라고 한다. 인체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재현할 수 있어 인공장기를 만들거나 신약 개발을 위한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이 오가노이드를 뛰어넘어 장기 내 존재하는 모든 세포를 포함한 완벽한 인간조직을 구현할 수 있는 신개념 ‘어셈블로이드(assembloid)’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Nature)’ 12월 16일에 발표됐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생명과학과 신근유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어셈블로이드는 기존 유사 장기를 초월한 미래형 환자 맞춤 체외인간장기로서 차세대 난치성 질환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혁신적인 기술이다.

오가노이드는 인간 장기와 유사한 미니 장기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오가노이드는 장기의 성숙한 구조를 모사하지 못하고, 조직 내 주변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근본적인 한계점이 존재한다. 또한 인간 장기의 기능 수행을 위한 다양한 세포 및 조직 사이의 상호작용이 이뤄지지 못한다. 때문에 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성 질병에 대한 정확한 모델링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 줄기세포와 인간 장기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를 재구성해 상피세포, 주변의 기질층, 그리고 바깥의 근육세포 층으로 이루어진 조직화된 구조를 갖춘 조립형 체외 인간 장기인 어셈블로이드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어셈블로이드가 세포 구성과 단일세포 수준에서의 유전자 발현 양상이 성숙한 성체 장기와 동일함을 발견했고, 장기 손상에 따른 조직 재생 반응이 일어날 때 생체 내 조직의 변화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정상 장기로부터 발생되는 인간 종양의 병리·생리학적 특징을 완벽히 모사하는 환자 맞춤형 인간 종양모사체인 ‘종양 어셈블로이드’도 개발했다. 유전자 조작 및 암세포 조립이 가능한 종양 어셈블로이드 플랫폼을 이용, 종양 주변 환경으로부터 발생한 신호가 종양세포의 유동성을 결정하는 생리적 작용의 원리를 밝혔다. 이는 종양세포와 기질세포 사이의 신호전달 피드백이 종양 가소성을 조절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결과는 암세포의 유동성을 조절하여 암세포를 소멸시키는 차세대 암치료 패러다임인 암세포 변환 치료법의 개발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연구 결과다.

신근유(왼쪽)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포스텍 제공]

신근유 교수는 “지금까지 인체 조직 및 병리·생리학적 특징을 정확하게 모사하는 인간조직 모사체는 없었다”며 “이번에 개발된 조립형 인공조직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미래형 신약 개발의 혁신 플랫폼이 구축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난치성 질병 극복을 위한 환자 맞춤형 질환치료제 개발에 혁신을 가져올 새로운 신약개발 패러다임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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