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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오르고도 “더 완벽하게”…스윙 바꾸고 일낸 고진영의 고집
엔터테인먼트| 2020-12-22 08:58
고진영이 20일(한국시간) LPGA 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3라운드 8번홀서 샷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어둠의 시대에 나타난 백기사 같았다.”

올시즌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4개 대회만 출전하고도 상금왕에 오른 고진영(25)을 향한 LPGA 투어 공식홈페이지의 찬사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올 화이트’ 복장의 고진영이 강한 신념에서 나오는 자신감으로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는 평가였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21일(한국시간) 끝난 LPGA 투어 2020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서 정상에 오르며 우승상금 110만 달러를 획득, 2년 연속 상금왕(시즌 상금 166만 7925달러)이 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국으로 건너간지 한달 만에 US오픈 준우승, CME 챔피언십 우승의 압도적 경기력과 무서운 집중력을 보인 데는 만족을 모르는 도전정신이 있었다.

고진영은 지난해 LPGA 투어에서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거뒀고 올해의 선수, 베어 트로피, 상금왕 등 개인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세계랭킹 1위까지 지켰다.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성과였다. 하지만 고진영은 안주하지 않았다.

정교하고 일관된 아이언샷으로 정평이 난 고진영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스윙 교정에 돌입했다. 2년 넘게 호흡을 맞췄던 이시우 코치와 헤어지고 지난 6월부터 한국골프의 전설 최광수 프로의 아들 최형규 코치에게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시즌 중의 스윙 교정, 도전이었고 모험이었다. 주변에서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고진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10월엔 이같은 도전을 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기도 했다.

“어제보다 나은 골프를 하기 위해서 연습하고 노력한다. 이 과정은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도 잘했지만 내 기준엔 똑바로 가지 않는 공들이 있었다. 일관성 있게 플레이하고 싶었다.”

고진영의 고집은 대성공이었다.

긴 말로 설명할 것도 없다. 한달 간의 미국 성적이 그대로 보여준다. 펠리컨 챔피언십 공동 34위, VOA 클래식 5위, US오픈 2위, CME챔피언십 1위. 새로운 스윙을 테스트해 보기 위해 나선 미국 무대서 그야말로 ‘끝판왕이란 이런 것’임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더욱 완벽해진 샷 정확도가 압권이었다. 지난 시즌 그린적중률 79.6%로 이 부문 LPGA 투어 1위에 오른 고진영은 올시즌 최종전에선 이 수치를 81.9%로 끌어올렸다. 마지막 라운드선 18홀 중 17홀을 파온에 성공했다.

고진영은 우승 후 “내 스윙이 현재 완벽한 상태가 아니지만 기술적인 부분에 집착하기보다 몸과 근육의 느낌대로 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여전히 최적의 스윙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밝혔다.

세계 여자골프를 평정하고도 완벽을 향해 끝없이 달리는 ‘백기사’ 고진영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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