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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변창흠 부적격’ 기울지만…약발 떨어진 ‘데스노트’
뉴스종합| 2020-12-23 10:19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12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정의당 단식농성장을 찾아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 씨(오른쪽)에게 '구의역 김군' 사고 관련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의당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이른바 ‘데스노트(부적격 판정)’에 올릴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당 내에서 ‘부적격’ 여론이 커지고 있지만 지도부는 여전히 23일 청문회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내 의원들이나 지도부는 굉장히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면서도 “오늘 (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까지는 보고 그 다음에 최종 판단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변 후보자가 중대재해법 통과 관련 정의당 단식 농성장을 찾아 사과를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정의당 농성장에서 단식중인 유족들은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 고 이한빛 PD 아버지 등으로, 변 후보자 발언에서 논란이 된 ‘구의역 김 군’의 유족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분들은 변 후보자가 김 군 유족이나 동료들에게 사과를 해야지 자신들은 사과를 받을 위치에 있지 않다고 판단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는데 예고없이 왔다”면서 “게다가 변 후보자가 ‘건설현장, 국토 관련한 일만 하다 보니 교통 쪽을 잘 몰랐다’고 말을 했는데 이 역시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이든 교통이든 산업재해가 계속되는 것은 결국 비슷한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2인 1조로 해야 될 일을 돈이 없고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결국 혼자서 작업을 하다가 위험 상황에서 돌아가신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대한 (변 후보자의) 인식은 굉장히 부족하지 않나 판단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전날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논평에서 “변창흠 후보자는 산재 유족들과 청년들로부터 결국 용서받지 못했다”며 “정부가 변 장관 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산재 유족들과 청년노동자들에게 두 번 모욕을 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제는 ‘정의당이 반대하는 인물은 낙마한다’해서 ‘정의당 데스노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던 문재인 정부 초기와는 달리 이 데스노트의 약발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이다. 정의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겠다”며 민주당 편을 들었다가 역풍을 맞은 바 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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