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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스마트폰 탈출한 T맵…널찍한 대화면서 시원한 ‘길동무’로
뉴스종합| 2020-12-23 11:03
T맵 안드로이드를 사용해 목적지까지 주행 중인 모습 [박혜림 기자/rim@]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 편리하거나 좋은 제품, 혹은 서비스를 설명할 때 흔히 하는 표현 중 하나다.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기자에게는 바로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같은 차량 미러링이 삶의 질을 소소하게 높여주는 ‘동반자’같은 서비스다. 그런데 국내 내비게이션 1위 Tmap(T맵)이 마침내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2018년 구글과의 오토 서비스 제휴에 실패한 뒤 2년 만의 ‘입성’이다.

기자가 사용해본 T맵 안드로이드 오토는 완벽하진 않지만 사용자 편의를 고려하려는 노력들이 돋보이는 애플리케이션(앱)이었다. 무엇보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벗어나 널찍한 대화면으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운전의 피로도가 낮아지는 느낌이었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베타 서비스용으로 전환된 T맵 애플리케이션 아이콘. [박혜림 기자/rim@]

기존 스마트폰용 T맵 사용자가 T맵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하기 위해선 별도의 설치 과정이 필요하다. 구글플레이에 들어가서 T맵 페이지 하단의 ‘베타테스트 참여’를 선택해야 한다. 베타 프로그램 등록이 진행되면 ‘열기’ 버튼이 ‘업데이트’ 버튼으로 전환된다. 업데이트까지 완료하면 비로소 T맵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USB로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한 뒤 안드로이드 오토로 T맵을 실행하면 차량 디스플레이에 널찍한 T맵이 떠오른다. 동시에 스마트폰엔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T맵이 구동 중’이란 안내 문구가 표시되고, 더이상의 조작이 불가능해진다. 기자의 차는 현대차 제네시스의 한 모델. 디스플레이 전체에 T맵이 꽉 차게 실행됐다.

하지만 현재까진 전체 스크린을 지원하는 차량보다 지원하지 않는 차량이 더 많은 것은 개선해야 할 점이다. 예컨대 현대차 그랜저의 경우엔 12인치 와이드스크린임에도 전체화면의 3분의2 가량에만 내비게이션이 떠오르고 나머지 부분엔 스마트폰 기기명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라는 문구가 채워지는 식이다.

T맵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택하면 스마트폰 화면이 까맣게 죽는다.

T맵 안드로이드 오토의 기본 메뉴는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디지털 기기 조작이 버거운 이들이 사용하기 편리하다. ▷목적지 검색 ▷설정 ▷최근 목적지 ▷즐겨찾기 ▷주변 ▷안심주행 등 몇 가지 메뉴만으로 메인 화면이 구성된다.

설정에 들어가면 화면 상 지도의 모습, 뷰모드, 주행선 교통정보 표시 여부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항공지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T맵 안드로이드 오토만의 강점이다. 현재까지 다른 내비게이션에선 차량 미러링 시 항공지도를 볼 수 없다. 반면 T맵 안드로이드 항공지도를 활용하면 실제 거리를 실시간으로 내비게이션 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주행선 교통정보를 표시하면, 도로 교통량을 실시간으로 빨갛고 노랗게 바꿔, 교통체증 여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3D 뷰모드로 표시한 상태.
2D 뷰모드로 항공지도를 선택한 상태.

뷰 모드를 바꿔 3D 입체화면, 2D 평면화면 등을 고를 수 있다. 아울러 글씨 크기나 자동차 아이콘 등을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사용자 편의에 대한 고려가 느껴져 만족스러웠다.

목적지를 설정하려면 화면 키보드로 타이핑을 치거나, 구글 어시스턴트로 음성 검색을 하면 된다. 단, 화면 키보드는 주행 중엔 작동하지 않는다.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 구글이 이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주행 중 지도 터치 조작도 불가능했다.

주행 중 급히 목적지를 변경해야 한다면 차를 멈춰 세우고 화면 키보드를 이용해 목적지를 바꾸거나 구글 어시스턴트로 음성 검색을 해야 했다.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라곤 하지만,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석에 앉은 가족이나 지인이 검색해줄 수도 있는 만큼 정식 서비스에 앞서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느껴졌다.

주행 중 목적지 검색을 누르자 사용할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많은 장점이 있고, 장점과 단점의 경계에 선 애매한 장점도 있지만, 기자가 T맵 사용 중 불편했던 부분은 주행 속도가 내비게이션 화면에 표시되지 않는 것이었다. 어린이보호구역 등 과속카메라 표출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도로에선 속도가 뜨지 않아 헤드업디스플레이나 계기판을 확인해야만 했다.

다만 이 부분은 1월 중 구글과의 논의를 통해 개선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행 속도가 표기되는 구역도 차의 속도값 대신 GPS 기준으로 속도를 나타내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애플 카플레이판 T맵의 경우 차의 속도값을 그대로 가져오지만, 안드로이드 오토용은 구글 정책상 불가능하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차량 속도값의 경우 타이어 공기압, 기온 등에 따라 회전수의 편차가 있어 GPS가 통상 더 정확하다”면서 “지하주차장, 터널 등 GPS 수신이 어려운 곳은 차량 속도값으로 측정한다”고 덧붙였다.

어린이이 보호구역을 지나자 우측에 GPS를 기반으로 한 속도값이 뜬다.

한편 T맵은 베타 서비스를 당분간 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간 동안 지도 터치 조작 불가와 같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집해 불편 사항은 구글 측과 적극적으로 개선책을 찾아나간단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베타 서비스의 안정화를 거쳐, 내년 중 정식서비스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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