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나경원·박영선 ‘아내의 맛’ 시끌…文·朴·安의 ‘예능 출격’ 재조명
뉴스종합| 2021-01-11 07:30
나경원 전 의원. [TV조선 ‘아내의 맛’ 방송화면 캡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유력 정치인의 과거 예능 프로그램 출격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유력해보이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예능 출연에 나서면서 정치권이 시끌해진 데 따른 것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력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선을 앞둔 2012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잇달아 SBS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6개월 뒤 무소속 후보로 거론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힐링캠프에서 전파를 탔다. 안 대표는 앞서 2009년에는 MBC ‘무릎팍도사’에도 출연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성남시장이던 2017년 부인 김혜경 씨와 SBS ‘동상이몽’에서 사생활을 공개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지난 2018년 1월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바 있다.

정치인들은 예능 출연으로 인지도·호감도 상승 등의 효과를 꾀할 수 있다. 실제로 안 대표는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후 ‘안철수 신드롬’이란 말이 생길 만큼 효과를 봤다. 하지만 방송 출연에서 소외되는 정당·후보군은 불공정의 문제를 제기해왔다.

나경원 전 의원. [TV조선 ‘아내의 맛’ 방송화면 캡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연합]

박 장관과 나 전 의원은 최근 TV조선 예능 ‘아내의 맛’으로 안방 극장에 나선다.

박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예고편을 누가 보내줘서 보면서 남편과 한참 웃었다"며 "평상시 잊고 지낸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박 장관의 출연분은 오는 12일 전파를 탄다. 박 장관은 남편 이원조 변호사와의 일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주 앞서서는 나 전 의원이 TV 화면에서 모습을 보였다.

나 전 의원은 남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판사, 다운증후군 딸 김유나 양과의 일상을 보여줬다. 세안하는 모습, 딸 유나 양이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드럼을 치는 모습, 가족이 함께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진솔하게 저와 제 가족이 사는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했다. 다행히 많은 시청자가 공감을 해주신 것 같다”며 “박 장관은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두 인사의 예능 출연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은 선거일 60일 전부터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꾸려지는 데 따라 두 인사 모두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게 방송통신심의위 해석이지만,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시장 보선에 나서기로 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특정 서울시장 후보, 여야 후보들을 초대해 선거 홍보에 활용한 것은 방송의 공공성을 훼손한 행위”라고 했다.

정의당도 논평을 내고 “선거일까지 90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편파적 방송으로 사전 선거운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논평에서 ‘아내의 맛’ 제작진을 향해 “시청률을 위해 불과 3개월을 남겨둔 서울시장 보선 출마가 유력한 정치인을 섭외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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