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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대출만 혜택주니…고신용자까지 문전성시
뉴스종합| 2021-01-14 10:00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돈 줄 막힌 고신용자들이 중금리 대출로 몰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고신용자 대출을 규제하고 있지만, 중금리대출은 ‘서민용’이란 이유로 오히려 정부의 독려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신용이 ‘멀쩡한’ 이들이 더 높은 이자로 돈을 빌리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이들은 중금리대출에서 마져 ‘찬밥’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를 시작으로 많은 저축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상품의 적용 금리 구간을 하향했다. 웰컴저축은행은 1.90~19.40%였던 ‘웰뱅 비상금대출’ 금리구간이 7.90~16.90%로 조정했고, JT친애저축은행도 13.9%에서 시작하던 ‘원더풀WOW론’ 상품 금리구간을 12.4%로 변경하는 등 4개의 중금리대출 상품 모두 금리 구간이 낮아졌다. 중금리대출은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3등급부터 시작되는 고신용자까지 중금리대출 대상을 확대한 곳들도 있다. OSB 저축은행은 금리 적용이 9.9~17.80%로 비교적 낮은 ‘리치론’과 ‘리치론1’ 상품을 새로 만들었다. 가계신용대출과 비교했을 때 3등급 이상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최저금리가 낮은 건 5.0%에서 시작하는 ‘SBI중금리(W)’와 ‘페퍼직장인협약대출’ 상품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은 마진 폭이 적어 그만큼 더 많이 팔아야 한다”며 “부동산시장이나 증시 영향으로 급하게 중금리 대출을 찾는 고신용자들도 늘고 있으니 금리를 낮춰 규모를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테크·지방은행까지 중금리 대출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카카오페이는 이르면 연내 중금리 신용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파이낸셜도 지난해 말 중소상공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확대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중금리 대출 공급 1년 9개월 만에 누적 대출 2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기준 BNK경남은행의 5~10%대 중금리 신용대출 비중은 전체 신용대출의 20.1%에 달했다. 전북은행은 같은 기간 중금리 대출 비중이 45.8%로 전체 신용대출의 절반에 육박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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