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르노와 ‘10년 동맹’ LG, 유럽서 경쟁력 강화 기대
뉴스종합| 2021-01-22 11:13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공급한 르노 전기차 조에. [르노삼성차 제공]

LG와 프랑스 르노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 법인 논의가 최종 결실을 맺을 경우 르노는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맺어온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보다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게 돼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지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미국, 중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배터리 공급사로서의 우위를 선점하게 돼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르노그룹은 배터리 생산을 위해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과 토탈의 자회사 사프트(Saft)가 합작한 ACC(Automotive Cells Company)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기존 합작법인 구성 계약이 걸림돌이 됐다.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기존 ACC 참여기업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지를 중요한 조건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후 독자적으로 새로운 합작법인을 세우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가 LG에너지솔루션과 장기간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르노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듬해부터 배터리를 납품하며 본격적으로 르노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 1위를 점하고 있는 르노의 조에(ZOE)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티에리 볼로레 전 르노 CEO(당시 최고경쟁력책임자)가 직접 서울 LG그룹 본사를 찾아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과 차세대 장거리 전기차 배터리 연구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앞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지난해 10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발표한 합작법인에 더해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르노와의 합작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미국 GM과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Ultium Cells)를 설립하고, 오하이오주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지리(Geely·吉利) 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번에 르노의 합작 파트너로 LG에너지솔루션이 최종 낙점될 경우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 합작법인이 된다. 특히 유럽 완성차 업체와는 처음이다.

앞서 르노가 2025년까지 출시할 24개 모델 중 10개를 전기차로 채운다고 밝혀 LG에너지솔루션으로선 수주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르노는 오랫동안 배터리를 납품하며 관계를 유지해온 고객사”라며 “고객사가 발표한 사항에 대해서 뭐라 언급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사업 방향과 맞아 떨어진다면 어떤 기업과든 합작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현일·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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