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국민의힘 ‘표심 떨어질라’…손실보상-가덕도 어정쩡 눈치만
뉴스종합| 2021-01-27 10:03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여(與)든, 야(野)든 선거 앞에 장사 없습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이 수조~수십조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정책을 추진하며 선거 포퓰리즘이라는 의혹과 비판을 사고 있지만, 정작 이를 견제해야 할 국민의힘은 진퇴양난이다.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라는 비판을 하면서도 오히려 이런 흐름에 ‘숟가락’을 얹는 눈치다. 일관된 비판도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BBS라디오에서 여당이 추진 중인 손실보상제에 대해 “수십조원 이상 되는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올해 예산 등에서 재원을 모아서 해야 하는데 민주당 정권은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코로나로 피해입은 계층에 대해 재정을 투입해 보상, 회복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신속한 손실보상을 촉구하며 “대통령 긴급 재정명령으로 100조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를 열고 이들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키도 했다.

당내서도 “여당이 선거를 의식하고 ‘졸속 입법’을 밀어붙이고 있다”면서도 손실보상제 자체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는 조심스럽다. “섣불리 반대하는 것으로 비춰질 경우,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에 머뭇거렸다가 민심이 등을 돌렸던 악몽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덕도 신공항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을 띄우자 당초 조심스럽던 입장에서 선회해 ‘찬성’ 선언을 검토하고 나섰다. 앞서 “가덕도 신공항만으로 부산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김종인)”, “국책사업을 할 때마다 개별법을 만들 것이냐(주호영)”는 비판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당 지도부가 가덕도 신공항에 미온적 입장을 보이자 부산지역 지지율이 급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김종인 위원장은 내달 1일 부산에서 현장 비상대책위원 회의를 열고 가덕도 현장을 이 같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부산지역에서는 가덕도에 대한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결국은 제1야당이 집권여당의 ‘표심잡기’에 한 몫을 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여당의 포퓰리즘을 막아야 할 국민의힘이 오히려 (여당의 포퓰리즘 정책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며 “선거 앞에, 표 앞에 장사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코로나 피해를 지원하는 것은 좋으나, 이를 법제화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법은 한번 만들면 없애기도 어려운 만큼 신중해야 하고, 국민들을 국가 보조금에 의존하게 만들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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