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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꾼들의 톱픽] 쿠팡, 美나스닥 입성 ‘속도전’
뉴스종합| 2021-01-29 10:20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쿠팡의 미국 나스닥 입성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기업 중 수십조원 규모의 나스닥 상장은 근 10년 만이다. 투자은행(IB)업계는 쿠팡이 한국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태생부터 딜 기반의 글로벌 회사를 지향했기 때문에 미국 증시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29일 IB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상장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컨피덴셜(기밀의)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이후 국내외 투자자 모집을 위한 기업설명회(IR)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약 25조~3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는 등 흥행에 관심이 쏠린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물론 증권 및 IB 업계도 주시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과 국내 이커머스 기업의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 전문가들은 미국 내 사업이 없는 쿠팡의 미국 상장이 가시화한 이유로, 김범석 대표이사의 경영철학을 꼽았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재학 시절 대학잡지 ‘커런트’를 창간해 이를 뉴스위크에 매각했으며, 졸업 후 명문대 졸업생을 타깃으로 한 잡지인 ‘빈티지 미디어’를 세워 이를 애틀란틱 미디어에 매각하는 등의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창업→밸류업→엑시트’의 투자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쿠팡을 경영해왔다.

김 대표는 글로벌 인맥을 적극 활용, 외부 투자 유치로 회사를 키워나갔다. 2014년 5월 미국의 대표 벤처캐피털(VC)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1억달러(약 1118억원)를, 같은 해 12월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으로부터 3억달러를 유치했다.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0억달러를 유치한데 이어 2018년에는 2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받았다.

특히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 투자금이 30억달러에 이르면서 쿠팡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비전펀드의 또 다른 투자 포트폴리오인 미국 우버가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친 점도 쿠팡의 미국 상장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도 있다.

위메프, 티몬처럼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투자금을 통해 2014년 익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출범시켜 온라인 기반 리테일 사업모델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연 매출 1조원 돌파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물류센터 등 배송 인프라 투자에 박차를 가했고 지난해 매출은 1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의 독보적인 이커머스 업체로 성장한 쿠팡은 미국의 아마존을 모델로 사업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선보였다. 연간 거래량이 20조원을 돌파하는 등 이용자가 급증함에 따라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를 추가해 외형을 더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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