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편의점마저 점령한 수제맥주…손내미는 치킨·기존 주류업체 [언박싱]
뉴스종합| 2021-02-02 10:24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판매대 [연합]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지난해 주세법 개정 이후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수제맥주가 편의점 매대마저 점령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는 물론 기존 주류업체도 수제맥주에 손을 내밀고 있다.

한 해에 47.5% 폭풍 질주…1000억 돌파

2일 한국수제맥주협회와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1180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18년 633억원에 그쳤던 국내 수제맥주 매출액은 이듬해 800억원, 지난해에는 1180억원을 껑충 뛰어 올랐다. 특히 지난해 한 해에만 전년대비 47.5% 폭풍 성장했다.

전체 맥주 판매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4%에서 2019년 2%까지 뛰었으며 지난해에는 2.95%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제맥주 매출액 [자료제공=한국수제맥주협회]

수제맥주 시장이 이처럼 날개를 달은 것은 지난해 주세법 개정 영향 탓이다.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가격(종가세)에서 용량(종량세)으로 바뀌면서 가격 인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맥주는 2019년 11월 맥주 출고가를 평균 20% 낮췄으며 카브루는 500㎖ 캔맥주 출고가를 기존 2700원에서 2200원으로 18.5% 낮췄다. 비싼 가격 탓에 수제맥주를 마시기 망설였던 소비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홈술 트렌드가 확산된 것도 수제맥주의 성장을 견인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외식업계 부진에 수제맥주 케그 판매는 감소했지만, 홈술의 인기로 편의점 수제맥주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수제맥주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수제 캔맥주 판매가 케그 판매 부진을 만회할 만큼 성장했다”고 말했다.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 [자료제공=각 사]

실제 주요 편의점의 2019년 대비 2020년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CU(498.4%)와 세븐일레븐(550.6%), 이마트24(210%) 등에서 모두 세 자릿수 신장을 달성했다. GS25 또한 지난해 수제맥주 매출이 500% 내외로 신장했으며, 지난달 1~28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7% 뛰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 나오는 독특한 콘셉트의 수제맥주에 소비자들은 관심을 보였다. CU가 대한제분,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지난해 5월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100만개 이상 팔렸다. GS25에서도 역시 2018년 광화문 맥주를 시작으로 제주백록담, 경복궁, 성산일출봉 등 랜드마크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세븐일레븐이 유동골뱅이와 협업해 선보인 유동골뱅이맥주는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부문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치킨 이어 기존 주류업체도…수제맥주와 손 잡는다

올해부터 수제맥주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주요 주류회사도 수제맥주 생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공장 시설 일부를 수제맥주사와 공유해, 수제맥주사가 레시피 개발과 품질 향상에 집중하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충주 맥주 1공장의 기본 시설을 재검토하고 보완했으며, 소량 생산도 가능하도록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수제맥주 업체 규모에 맞게 소량 생산이 가능해 롯데칠성음료에 연락하는 수제맥주사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르면 상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맥주1공장을 중소 수제맥주 생산자들의 클러스터로 조성해 수제맥주 발전에 이바지하고, 소비자 맥주 선택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 힘쓸 것” 이라고 말했다.

제너시스BBQ는 제주맥주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르면 3월 중 프룻 에일 맥주 컬래버 제품을 출시하기로 합의했다. 제품 개발과 관리는 제주맥주가, 유통 및 마케팅은 제너시스BBQ가 담당할 예정이다.

js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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