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지난 2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코로나19 폭락장에 대거 유입된 개인투자자들 그중에서도 2030 주주들, 이른바 ‘청년 개미’들의 만나봤고, 그들의 투자에 대해 진단해봤다.
1950년대 한국거래소가 문을 연 뒤, 코스피 지수가 가장 높은 3,000을 돌파하면서 주식 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국내 6대 증권사에서 새로 개설된 증권 계좌는 723만여 개, 그리고 올해 현재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주식은 24조 5천억 원 규모. 그 중심에는 2030세대가 있다. 많은 청년들이 회사를 그만두면서까지 영끌 대출까지 하며 주식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실제 급등하던 주가는 지난주부터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팔면서 빠지기 시작해 3,0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이익을 실현하는 동안 2030 젊은 개미들은 손해를 감수하며 버티고, 심지어 주식을 더 사들이기도 했다.
‘PD수첩’이 2030 투자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 기간이 0~2년 사이가 71%로 대다수 최근 들어 시작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투자금은 천만 원 미만이 가장 많았고, 아직까지는 수익을 보고 있다는 대답이 다수였다. 이들이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로 35.8%가 내 집 마련을 위해, 24.2%가 은퇴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했다.
지금과 같은 주식 열풍 이면엔 청년 세대의 절박함이 있었다. 재테크의 양대산맥은 부동산과 주식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미친 듯이 올라 청년들은 부동산을 넘볼 수 없게 됐고, 주식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월급만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는 청년들에게 빚을 내서라도 지금 주식 투자를 하지 않으면 영영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공포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빚의 규모다. 지난 1년 동안 개인들이 증권사에서 빚을 낸 금액은 무려 10조 원. 어느 종목에 투자하건 수익을 볼 수 있었던 지난해, 최 씨는 모아둔 돈과 함께 대출까지 받아 주식에 투자했지만 수익이 난 건 잠시뿐이고 모두 잃고 말았다.
대출이 늘자 증권사들은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나섰고, 금융정책 당국도 과열된 주식 시장을 우려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랫동안 주식 투자를 해온 이들은 요즘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빚투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상승장만 믿고 준비 없이 뛰어드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리고 빚투로 고민하는 청년들도 많았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초보 투자자들을 노리는 금융사기도 늘고 있다. 이들은 가짜 주식 거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였다. 투자자들은 피해를 입기 전까지 사기를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하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3,200을 돌파했던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현 정부의 경제 성과로 홍보했다. 하지만 유례없는 상승장을 이끈 건 ‘동학 개미’라 불리는 평범한 개인들이었다. ‘PD수첩’은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의 괴리가 분명한 지금, 정부는 자화자찬을 경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여 많은 2030 청년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주식에 뛰어들고 있고, 주식 시장이 흔들리며 이들의 삶도 벼랑으로 내몰린다며 투자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정부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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