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더머니]“인플레로 기술주 거품 빠진다…가치주 주목을 ”
뉴스종합| 2021-02-18 11:27
테슬라 주가. 블룸버그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인플레이션 국면이 테슬라와 빅테크 등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쏠림 랠리를 펼쳐온 미국 증시에 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물가와 채권 금리의 동반 상승세가 뚜렷해지면서 과열 논란을 받고 있는 기술주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온 가치주 사이의 명암이 최근 엇갈리면서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미래 산업을 이끌 대형 기술주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관측이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대형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기술주가 하락하면서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 10일 동안 10% 이상 하락했고, 혁신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그간 상당한 수익률을 거둔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 Innovation·ARKK)’은 이날 3% 가까이 하락했다.

불름버그는 채권금리와 기대인플레션 동반상승으로 주식 시장에 가치주 거래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번주 기준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1.3%를 돌파했고, 기대 인플레이션률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가치주 섹터인 에너지와 금융 관련 주식이 최근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마켓사이퍼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압델 미사는 “저금리는 주로 경기 둔화의 결과로 이 때는 기술 중심의 성장기업에 대한 유혹이 늘어난다”며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이와는 반대 현상이 일어나면서 기술 성장주가 갖고 있던 프리미엄이 사라지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토바이어스 레브코비치(Tobias Levkovich는 “미국 주식의 10% 하락은 시장의 균형 측면에서 매우 타당하다”고 말했다.

미 국채 10년물 월간 수익률 증감. 블룸버그

실제 미국 소매시장에서는 경기 회복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징후가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쇼핑시즌에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던 미국 소매판매 매출액이 지난달 5.3% 증가했다.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소비자들이 지난달에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한 결과다. 이에 미국 제조업 생산량은 증가세를 이어가며 고용율도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1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12월보다 0.9% 증가했다고 밝혔고, 지난 6일 미국 주간 실업급여 신청 건수는 79만3000건으로 지난달 초 90만건을 크게 하회했다.

다만 물가와 금리 상승이 기술주의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훼손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다. 증시 랠리를 주도해온 대형 기술주들이 단순히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혜택을 받은 것을 넘어 분명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비대면 채널 등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고, 글로벌 산업을 재편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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