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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스탐·청야니·리디아 고…전·현 골프여제들, 필드 총집결
엔터테인먼트| 2021-02-23 09:03
안니카 소렌스탐과 청야니, 리디아 고(왼쪽부터)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 시대를 풍미하며 필드를 호령했던 골프여제들이 총집결한다.

안니카 소렌스탐(50·스웨덴)과 청야니(32·대만), 리디아 고(24·뉴질랜드) 등 당대 ‘골프천재’로 불렸던 이들이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선다.

마치 특급 이벤트 같은 이 대회는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게인브리지 LPGA다.

지난해 플로리다주 보카러톤의 보카 리오 골프클럽에서 열렸던 대회가 올해 올랜도로 장소를 옮기면서 전현 골프여제들이 대거 나서는 올스타전 같은 축제가 됐다. 소렌스탐과 리디아 고가 이 코스 내에 있는 집에 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출전을 결정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이번에도 역시 무관중으로 치러지지만 TV중계를 통해 오랜만에 옛 골프 스타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은퇴 후 13년 만에 투어 공식대회에 출전하는 소렌스탐에 팬들의 기대가 쏠린다.

메이저 10승을 포함해 LPGA 투어 72승을 거둔 소렌스탐은 이달 초 대회 출전을 발표했다. LPGA 투어 올해의 선수 8회, 상금왕 8회 등의 눈부신 업적을 쌓고 2003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소렌스탐은 자타공인 여자골프 최고의 레전드다. 커리어 상금은 2257만 달러로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골프위크는 “많은 선수들에게 소렌스탐은 주니어대회를 주최하고 그들이 받는 트로피에 이름이 새겨져 있는 레전드다”면서 “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38명은 소렌스탐이 주최하는 대회서 우승했거나 출전한 선수들이다. 레오나 맥과이어, 브론테 로 등은 미국 대학체육협회(NCAA) 1부 최고의 여자선수에게 주어지는 안니카 어워드의 수상자들이다”고 보도하며 소렌스탐의 클래스를 전했다.

올해부터 2년 임기의 국제골프연맹(IGF) 회장을 맡은 소렌스탐은 “분명한 건 ‘컴백’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번 한 번만 출전하는 것”이라며 홈 코스인 레이크 노나GC에서 열리는 데다 올여름 US 시니어 여자오픈에 출전을 앞둔 실전 경험을 위해서라고 출전배경을 설명했다.

2년 만에 필드로 돌아온 청야니도 골프팬들에게 반가운 얼굴이다.

LPGA 투어 15승의 청야니는 2011년부터 109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고 2008년 신인상, 2010년과 2011년 올해의 선수 등을 수상하며 필드 위의 천하무적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2012년 3월 KIA 클래식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채 끝모를 추락이 계속됐다. 세계랭킹은 현재 919위까지 떨어졌다. LPGA 대회 출전은 2019년 4월 롯데 챔피언십이 마지막이었고, 컷 통과는 2018년 10월로 끊겼다.

지난해 투어 복귀를 계획했다가 코로나19로 포기한 청야니는 그간의 부진에 대해 부담감 등 심리적 요인이 컸음을 털어놓았다. 슬럼프 기간 퍼팅 입스까지 왔다는 청야니는 공에 라인을 긋는 방식으로 퍼트에 대한 공포감을 줄였다며 “스윙이나 전체적인 경기력은 예전보다 좋아진 것 같지만, 심리적인 부분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청야니 역시 이 코스에 집을 소유한 적이 있다. 2009년 소렌스탐 집을 샀던 청야니는 2년 전 그 집을 팔고 캘리포니아주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야니에 집을 판 소렌스탐은 페어웨이 건너펀 16번홀에 있는 데이비드 레드베터 코치의 집을 사서 이사했다.

또다른 주인공은 여전히 투어에서 활발히 뛰고 있는 리디아 고다. 리디아 역시 이 코스에 집을 장만했다. 코수술 후 회복이 덜 된 상황에서도 대회 출전을 깜짝 발표한 이유다.

왼쪽 콧구멍으로 숨을 쉴 수 없는 증상으로 지난달 한국에서 비중격만곡증 교정 수술을 받은 리디아는 완전회복에는 2~3개월이 걸리지만 집 앞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올해 첫 출격한다.

리디아에게도 소렌스탐의 출전은 흥분 그 자체다. 리디아는 경기 시간이 겹치지 않는다면 소렌스탐의 조를 따라다니고 싶다면서 “(무관중 대회로) 팬들이 없어 너무 아쉽다. 소렌스탐이 엄청난 관심을 받을 텐데”라고 안타까워 했다.

통산 15승의 리디아 역시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2018년 4월 메디힐 챔피언십 이후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LPGA 투어가 재개한 이후 출전한 12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하고 9개 대회에서는 톱20에 드는 등 꾸준한 경기력을 회복했다. 현재 세계랭킹은 29위.

현재 LPGA 무대를 이끌고 있는 한국 골프여제들도 별들의 전쟁에 참전한다.

세계랭킹 1,2위의 고진영과 김세영을 비롯해 세계 10위 박성현이 새해 첫 출격한다. 지난달 개막전서 부활 신호탄을 쏜 전인지와 이정은6, 최나연, 양희영, 허미정, 지은희 등도 가세한다. 세계랭킹 3위 박인비와 김효주는 다음달 KIA 클래식 출전을 목표로 국내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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