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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강행’ 3·1절 집회, 큰 충돌없이 끝나…광화문 일대 펜스
뉴스종합| 2021-03-01 19:11
3·1절인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서 경찰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정해진 인원 외 기자회견 참석을 통제하고 있다. 경찰과 펜스에 둘러쌓인 채 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애초 예고됐던 대로 3·1절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보수단체 등의 정부 규탄 집회와 차량 시위가 빗속에서도 강행됐다. 단체들은 광화문, 종로 등 주로 서울 도심에서 산발적으로 소규모 집회, 회견 등을 열었다.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 펜스가 설치되고 경찰이 대거 배치되면서 큰 충돌은 없었다. 집회 제한 인원 등을 놓고 일부 집회 참가자와 경찰 간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일부 미신고 집회에 대해 사법처리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집회는 광화문 등 서울 전역 85곳에서 열렸다. 세종대로, 종로, 을지로, 태평로 등에서는 사전 신고가 필요 없는 기자회견과 1인 시위도 있었다.

법원으로부터 최대 20명까지 허가를 받은 자유대한호국단은 오전 11시께 종로구 광화문 누각 앞에서 10여 명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결사의 자유를 압살하지 말라'는 팻말을 들고 서로 거리를 둔 채 1시간 가까이 회견 형식으로 진행한 뒤 해산했다.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에서 30명 규모 집회를 허가받은 보수 성향 유튜버 황모 씨는 집회를 취소했다. 참가자들이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서를 지참하도록 하는 등 법원이 부과한 9가지 방역 수칙을 이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앞서 법원은 일부 보수단체들이 방역당국의 3·1절 집회 금지 처분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대부분 기각했으나, 일부 집회에는 최대 20∼30명이 모이는 것을 허용했다.

우리공화당은 오후 1시께부터 서울 전역의 지하철역과 전통시장 인근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강남역 일대에서는 참가자 대여섯 명이 서로 거리를 둔 채 피켓 시위를 했고, 영등포역 인근에서도 9명을 넘지 않는 인원이 태극기와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장소에서는 참가자들이 불참, 예정된 시위가 열리지 않기도 했다.

차량 시위도 충돌 없이 진행됐다. 애국순찰팀은 이날 정오 서대문구 독립문 인근에서 도심을 돌고 독립문 인근으로 돌아오는 시위를 했다. 국민대연합 차량 행렬도 오후 1시께 을지로 인근에서 출발, 동대문구 신설동으로 이동했다.

이날 일부 집회·회견 주최 측이 참가 인원을 놓고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국투본) 관계자 등 40여 명도 이날 오후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회견을 연 뒤 종로구 보신각으로 깃발과 피켓 등을 들고 행진했다. 탑골공원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102주년 3·1절 기념식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을 거쳐 청와대로 행진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은 집회 제한 인원인 9명을 넘겼다며 보신각 인근에서 해산을 요청했다. 경찰의 조치에 항의하며 고함을 지른 사람도 있었으나 시위대 수는 차츰 줄어들었다. 이들은 광화문광장까지 이동한 뒤 해산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미신고 집회와 집단 이동을 시도했다"며 "채증 자료를 토대로 사법처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구 한국은행 앞에서 열린 우리공화당 집회에서도 참가자가 수십명 규모로 불어나 경찰과 언쟁이 벌어졌다. 종로구 종묘공원 앞에서 열린 나라지킴이고교연합 회견에서는 현장에 배치된 구청 관계자들이 제한 인원을 넘어섰다며 주최 측에 구두로 경고 조치를 했다.

하지만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거나 체포된 참가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차단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합법적 집회는 최대한 보장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전역에 118개 중대 70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광화문광장에는 지난달 28일 펜스가 설치됐고, 도심 주요 시설과 인근 골목 등에는 경찰관들이 배치됐다.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경복궁역, 서울역사박물관, 종로소방서 등에도 경찰 버스가 대기했다. 차량 시위에 대비해 도심 진입로 등 30여 곳에서는 통행 차량 목검문이 진행됐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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