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나발니 사태'로 러시아 때리기 나선 EU…UN도 가세 "러 정부에 책임"
뉴스종합| 2021-03-02 09:48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수감에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데 이어 유엔도 '러시아 때리기'에 가세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미수 사건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고 유엔의 인권 분야 고위 관계자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특별보고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의 책임이 있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라며 국제사회의 전면적인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이 사건은 러시아 안팎의 반체제 인사를 공격하는 한 형태"라면서 "이들을 억누르기 위한 사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칼라마르 특별보고관은 이어 러시아가 반체제 인사를 제거하고자 할 때 독극물을 사용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나발니에게 쓰인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범죄단체나 다른 정부에서 사용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지된 화학 무기 사용과 명백한 표적 살해 시도라는 점 등 사안의 성격을 고려할 때 국제적인 조사를 통해 시급히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나발니 구속과 관련해 러시아 고위 관리 4명을 제재하는 데 합의했다.

EU는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이고리 크라스노프 검찰총장, 빅토르 졸로토프 러시아 '국가근위대' 대장, 알렉산드르 칼라시니코프 연방교정국 책임자를 대상으로 자산 동결, 입국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러시아 측은 EU의 제재 조치를 비난하며 대응 입장을 밝혔다.

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EU의 제재에 대해 "우리 측에서 대응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루슈코 차관은 "EU의 제재는 놀라운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결정은 러시아와 EU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EU 국가들은 완전히 불법적인 길을 가고 있다"며 "이는 양국 관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막다른 길"이라고 비판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국내선 여객기에서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장기간 치료를 받았다. 지난달 17일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체포돼 수감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독일 전문가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다.

나발니도 자국 정보당국이 독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법원은 2014년 사기 사건과 나발니를 결부시켜 최근 나발니에게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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