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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전성시대] 질주하는 서학개미…거래대금, 두 달 만에 지난해 절반 육박
뉴스종합| 2021-03-04 09:44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약 두 달 간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이미 지난해 전체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매매한 해외주식 규모는 915억6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해외주식 거래대금(1983억2200만 달러)의 거의 절반(46.1%)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2019년 거래대금(409억8500만 달러)의 두 배를 뛰어넘는 금액이기도 하다.

매수 금액은 501억300만 달러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매도 금액(414억6500만 달러)을 넘어섰다.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여전히 강한 셈이다.

순매수 금액 순위를 살펴보면, 미국 기술주는 물론, ETF(상장지수펀드), ADR(주식예탁증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등이 상위권을 꿰찬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빅테크 중심으로 투자했던 서학개미들이 투자 반경을 넓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술주 중에선 테슬라가 13억6500만 달러로 전체 1위를 차지했고, 애플이 5억93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팔란티어는 3억5900만 달러로 3위 자리에 섰다.

ADR의 방식으로 상장된 중국 기업도 눈에 띈다.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와 바이두가 각각 3억2800만 달러, 2억 달러로 4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ETF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순매수 금액은 2억8400만 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보관금액은 5억7400억 달러로 지난해 연말에 비해 두 배 넘게 뛰었다. 보관금액 순위도 기존 19위에서 9위로 껑충 뛰었다. 이는 기술주가 조정되는 현재 시점을 국내 개미들이 오히려 저가 매수 시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도 올해 들어 매수 규모가 1억8900만 달러에 달하며 10위를 차지했다.

스팩의 인기도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전기차 관련 스팩도 두 곳이나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처칠캐피탈은 2억2600만 달러로 7위를 차지했고,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은 2억300만 달러로 8위에 섰다. 처칠캐피탈은 최근 ‘제2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루시드 모터스와의 합병을 발표했고,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은 지난 1월 전기버스 제조업체 프로테라와 합병했다.

보유금액 순위를 살펴보면, 미국 기술주의 독주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89억900만 달러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고, 애플과 아마존이 각각 34억1500만 달러, 15억87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엔비디아(4위), 마이크로소프트(5위), 구글(6위)은 모두 10억 달러대의 보유 금액을 유지했다.

ETF 중에선 아크 이노베이션 ETF가 유일하게 상위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

비(非) 미국 주식은 6억5100만 달러로 8위를 기록한 중국 항서제약이 유일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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