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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南 겨냥 ‘태생적 바보’·‘말더듬이’ 원색 비난
뉴스종합| 2021-03-16 08:57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6일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면서 남북 군사분야합의서 파기 등을 위협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남북 군사합의 파기와 남북 대화창구 해체 가능성을 운운하며 위협하고 나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부부장은 16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8일부터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연습을 강행”했다며 “감히 엄중한 도전장을 간도 크게 내민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했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것은 단 한번도 없다”며 “50명이 참가하든, 100명이 참가하든, 그리고 그 형식이 이렇게 저렇게 변이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침전쟁연습에 계속 열을 올리다가는 북남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남조선 당국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있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또 “3월의 봄계절에 모두가 기대하는 따뜻한 훈풍이 아니라 스산한 살풍을 몰아오려고 작정한 것”이라면서 “남조선 당국은 스스로 자신들도 바라지 않는 ‘붉은 선’을 넘어서는 얼빠진 선택을 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부부장은 “전쟁연습과 대화, 적대와 협력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며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러한 중대조치들은 이미 우리 최고수뇌부에 보고 드린 상태”라고 했다.

조평통은 통일문제와 남북대화에 있어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구로 남북대화가 열릴 때 사실상 통일부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수행해왔다.

북한은 2016년 당 통일전선부의 외곽조직이었던 조평통을 국가기구로 격상시킨 상태다.

금강산국제관광국은 김 위원장의 금강산관광 독자 개발 의지에 따라 새로 조직한 기구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 2019년 통일부와 현대그룹에 금강산지구 남측 시설 철거를 일방통보하면서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지문을 보내온 바 있다.

김 부부장이 이미 최고수뇌부에 조평통과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해체를 보고했다고 밝힌 만큼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특히 “우리는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라면서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 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계기 남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파기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날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됐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 같은 조치를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남측을 겨냥해 ‘태생적 바보’, ‘철면피’, ‘떼떼(말더듬이)’, ‘미친 개’ 등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비난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부부장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을 향한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이 기회에 우리는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마디 충고한다”면서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 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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